김영환 충북지사 "도민 공감 부족" 원점 재검토 강조
문화재단 개편 시사·中 유학생 페스티벌도 부정적

2019충주세계무예마스터십은 '시대를 넘어 세계를 잇다(Beyond the Times, Bridge the World)'을 주제로 개최된 가운데 개회식 공연 모습.
세계무예마스터십 관련 자료사진. /중부매일DB

[중부매일 장병갑 기자] 김영환 충북지사가 전임 이시종 지사의 핵심 사업인 무예마스터십 예산과 인력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김영환 지사가 후보 시절 "무예마스터십 폐지에 따른 예산을 출산장려금 등 현안 해결에 사용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폐지 수순이 아니냐는 시각이다.

김영환 지사는 25일 확대간부회의에서 "이 전 지사가 추진한 세계무예마스터십 정책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이라며 "오늘부터 이와 관련된 모든 일정과 행사에 도의 예산과 인력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도의 재정 능력을 고려하고 도민의 공감이 부족한 상태에서 무예마스터십을 충북도가 중심돼 이끌어나가기에는 역부족"이라며 "선거공약을 이행하기 위해서는 최대한 민생과 무관한 불요불급한 지출을 줄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무예마스터십 진행 과정에서 어떤 성과가 있었는지, 어떤 과오나 예산 낭비가 있었는지 국민께 보고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지사는 "충북문화재단 창립 11주년 공연이 어떻게 해서 무예를 소재로 기획됐는지 납득할 수 없다"며 "문화재단의 운영 실태를 들여다보고 조직을 전면적으로 개편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지사는 "거대한 낭비를 줄이는 것이 개혁이라고 생각한다"며 "지난 12년간 운영되고 확장된 180개 각종 위원회와 산하기관이 집행한 용역의 적정성을 철저히 조사해서 조직개편은 물론 필요한 인사를 그때그때 단행하고 필요하다면 조례도 개정할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무예마스터십은 김 지사에 앞서 지난 12년간 충북도정을 이끈 이시종 전 지사가 가장 관심을 두고 추진했던 사업 중 하나다.

도는 지난 2016년 8월 청주에 본부를 둔 사단법인 세계무예마스터십위원회(WMC)를 창립했다.

이어 2016년(청주)과 2019년(충주) 세계무예마스터십을 잇따라 개최했다.

지난해 예정됐던 3회 대회는 코로나19로 무기한 연기됐다.

현재 WMC에 필요한 경비를 지원하는 내용 등을 담은 전통무예진흥법 전부개정안이 국회에 계류돼 있다.

김 지사의 이날 발언으로 WMC는 존폐의 갈림길에 서게 됐다.

WMC에는 도청 직원 2명이 근무해 왔다.

지출을 기준으로 한 세계무예마스터십·WMC 지원 예산(국·도비 포함)은 2016년 68억원, 2017년 18억8천만원, 2018년 22억1천만원, 2019년 134억9천만원, 2020년 8억5천만원, 2021년 16억9천만원, 올해 26억3천만원이다.

무예마스터십과 함께 중국인 유학생 페스티벌에 대해서도 부정적 시각을 드러냈다.

김 지사는 "왜 이 축제에 8억원이 들어가는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며 "이 축제를 통해 우리 도에 어떤 실익이 있고, 어떤 결과를 기대할 수 있는지 이해돼야 결재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이제 전면적이고 철저한 개혁과 쇄신의 길을 갈 것"이라며 "도청 내 전시행정과 불필요한 축제, 공간의 남용, 인력 낭비, 예산 낭비는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미 예산이 수립돼 일부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상황에서 앞으로 적잖은 논란이 불질것으로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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