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하청' 인식 개선 정책 거버넌스 역할 재정립

[중부매일 박은지 기자]충북문화재단은 도세가 비슷한 4개 광역문화재단 중 예산과 인력운용에 있어 효율성 측면에서 재조정은 불가피해 보인다. 예산과 인력 부족은 곧 예술현장에서 불만의 목소리로 직결되며 장기적으로는 도민의 문화향유를 우선으로 하는 재단의 설립취지 방향과 엇박자가 날 수밖에 없는 구조기 때문이다. 또한 재단의 태생적 한계는 충북문화재단 창립 11주년 기념공연 진행과정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충북도가 2022년도 1차 추경에서 충북대표 공연작품 제작 브랜드화를 명목으로 창립 11주년 기념공연 작품 제작지원비 2억원을 편성했다. 이에 따라 당초 4천500만원 규모에서 2억4천500만원으로 단번에 공연 규모가 확대됐고 충북도가 던진 예산에 충북문화재단은 대규모 기념공연을 치뤄내야만 하는 숙제를 떠안은 꼴이 됐다. 추경에서 보듯 급히 편성된 탓에 공론화 과정은 생략됐고 지역예술인들의 공감대를 얻지 못해 사실상 백지화 수순에 들어갔다. 이를 통해 보듯 재단의 태생적 한계는 지자체 사업대행기관이자, 하청기관이라는 부정적 인식에 기인하며 문화정책 거버넌스로서의 역할 재정립의 당위성이 되고 있다.

이에 따라 충북문화재단은 지난 2020년부터 예술현장의 의견을 경청하고 소통하기 위한 정책협력협의회를 개최하고 있다. 지난 7월 28일 제3기 협의회는 충북예총과 충북민예총, 외부전문가 등 총 20명으로 구성돼 예술현장의 실질적 지원은 물론 정책변화에도 일조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사업별에서 장르별 공모사업으로의 개편, 예술인 생애주기별 지원 특성화, 지역문화예술자원 발굴과 육성을 위한 지역쿼터제 등이 제안, 적용되고 있다.

특히 재단은 올해 '충북지역문화예술인 국제행사초청 및 진출지원' 성과로 제36회 헝가리 국제민속축제에 예술인 초청이 확정돼 5천여만원 상당의 지원을 확보했다. 이는 곧 문화정책의 지속성과 전문성, 문화현장과의 긴밀한 소통을 위해 자제자금 비율을 늘려 궁극적으로 지자체 보조금과 국고지원금에 기대지 않고 독립적인 운영을 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 것이기도 하다. 이런 노력들이 향후 충북문화재단 발전의 마중물로 활용될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라 주목되고 있다.

한국지역문화정책연구소의 '지역문화재단 통계 및 지표체계 개발 연구(2020)'에 따르면 광역문화재단들은 정관상 예술인 창작 지원과 지역문화진흥을 가장 중요한 업무로 간주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4곳의 주요사업 운영현황을 살펴보면 강원문화재단의 경우 'DMZ 문화예술삼매경' 등 교류협력활성화와 '평창대관령음악제', '강원국제예술제' 등 예술축제가 특색있게 구성돼 있다. 충남문화재단의 경우도 '중고제 르네상스', '보부상로드', '윤봉길의사 뮤지컬' 등 문화사업에 주력하고 있으며, 전북문화관광재단의 경우 청년문화예술프로젝트 '예술있슈' 등 지역문화와 'JB문화통신원 운영' 등 네트워크 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4개 광역문화재단 4개 SNS 분석결과
4개 광역문화재단 4개 SNS 분석결과

이와 함께 4개 광역문화재단은 유튜브, 네이버블로그,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대표적인 SNS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8월 3일 현재 기준 4개 광역문화재단의 SNS를 분석한 결과<표>, 강원문화재단의 유튜브 영상 누적 조회수가 27만여건으로 '최고'로 나타났고,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팔로워수는 전북문화재단이 '최다'로 꼽혔다. 충남문화재단과 충북문화재단은 고만고만한 수치로 나타나 SNS 소통과 관련 차별화 노력이 필요해보였다.

지난 4월27일 (사)한국광역문화재단연합회와 (사)전국지역문화재단연합회는 '지역문화 정책과제 제안서'를 통해 문화자치와 지속가능한 문화정책 수립을 촉구한 바 있다. 총 5개 목표 15개 과제 중 문체부 산하기관 역할 재조정, 상향식 정책 협력체계 마련, 통합문화이용권 대상 확대 및 자율성 강화 등은 주목할 만 하다.

이와 함께 한국지역문화정책연구소의 '지역문화재단 통계 및 지표체계 개발 연구(2020)'에서 보듯이 수요자 중심의 데이터 활용체계를 구축해 정책데이터 활용은 물론, 예술창작, 마케팅, 협업과 융합 등 문화생태계 가치 창조 자원으로 활용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한 것은 향후 충북문화재단의 나아갈 방향에 있어 눈여겨 볼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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