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경찰 "교통불편·사고·민원 신고 접수만 201건"… 사상 초유 지각대란

1㎝ 안팎의 눈이 내린 6일 오전 8시 50분께 청주 주요 도로인 흥덕구 엘지로와 대신로에서 극심한 교통정체가 발생했다. /신동빈
1㎝ 안팎의 눈이 내린 6일 오전 8시 50분께 청주 주요 도로인 흥덕구 엘지로와 대신로에서 극심한 교통정체가 발생했다. /신동빈

[중부매일 신동빈 기자]  청주시 출근길 교통대란 발생 전 충북경찰이 수십여 차례 제설지원 요청을 했지만, 행정당국은 미온적으로 대응한 것으로 확인됐다.

6일 충북경찰청 교통정보센터는 청주지역에 눈이 내리기 시작한 오전 6시 54분께 청주 상당구청에 제설차 투입을 요청한 것을 시작으로 1시간 30여 분 동안 청주시청 관련부서, 각 구청, 도청 재난상황실 등에 총 30여 차례의 지원요청을 했다.

하지만 청주시는 오전 9시가 다 돼서야 제설차량을 현장에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관계자는 "오전 7시부터 눈 때문에 차량운행이 어렵다는 교통 불편 신고가 접수됐다"며 "이에 각 구청 등에 제설차 요청을 했지만 즉각적인 대응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충북경찰청 112상황실에 접수된 교통불편 신고는 140건, 교통사고 신고는 41건이다. 또 교통정보센터로 직접 들어온 교통민원 신고도 20여 건에 달했다. 

하지만 청주시는 '기상 예보에 그런 내용은 없었다'며 책임 회피에 급급한 모습만 보였다.

청주시 사창사거리에서 봉명사거리 도로가 차량으로 가득차 주차장을 방불케한다./이성현
청주시 사창사거리에서 봉명사거리 도로가 차량으로 가득차 주차장을 방불케한다./이성현

청주시 관계자는 "5일 퇴근 전 재난안전 부서에서 기상예보 등을 체크했지만 6일 새벽 눈이나 비가 온다는 예보는 없었다"며 "눈과 비는 6일 오후부터 7일 새벽까지 온다고 예보돼 제대로 대처를 못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제설은 '사전살포'가 가장 중요한데 일기예보 상 눈을 예상하지 못해 사전살포도 할 수 없었다"며 "눈이 시작된 게 오전 6시 40분으로 출근 시간과 맞물리다 보니 제설차량에 제설 자재를 실어야 할 굴삭기도 도로에 갇히면서 대응이 늦었다"고 해명했다.

구청 관계자도 "어제까지만 해도 일기예보에 눈이 내린다는 소식이 없었는데 갑자기 눈이 내려 사전 대응을 제때 할 수 없었다"며 "제설 차량을 준비하는 등 대응 시간이 걸리다보니 8시가 차량 넘어서야 투입됐다"고 했다.

그러나 기상청은 전날 오후 4시 30분 예보문에 '6일 새벽에서 오전에 비와 눈이 내릴 전망'이라고 발표했다. 

청주시는 총 24대의 제설차량을 보유 중이다. 이 제설차량은 교통정체가 심화된 오전 8시 30분께부터 현장에 투입됐다.

6일 비상근무체계에 들어간 충북경찰청 소속 교통경찰들이 상리사거리 인근에서 제설작업을 하고 있다. /충북경찰청 제공
6일 비상근무체계에 들어간 충북경찰청 소속 교통경찰들이 상리사거리 인근에서 제설작업을 하고 있다. /충북경찰청 제공

시의 제설 대응이 늦어지자, 경찰은 가용 가능한 경력을 동원해 제설작업을 진행했다. 지구대 직원들은 주요 사거리와 골목을 돌며 비상제설함에 구비된 모래를 도로에 뿌렸다.

또 교통대란에 따른 불필요한 신호위반 적발을 방지하기 위해 주요 교통단속 카메라도 가동을 일시 정지시켰다. 다만 주요 교차로에 교통경찰을 배치해 꼬리물기를 막지 않았다는 시민들의 비판을 받았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최인규 충북청 교통안전계장은 "화물연대 파업으로 충북청 사이카 경력, 기동대 교통통제 경력이 타 지역으로 파견을 나간 상황이었다"며 "가용 가능한 경찰서 교통외근팀은 주요사거리 통제를 하다 '경사로 빙판길 차량사고를 막아 달라' 등의 112신고로 현장 도로통제 및 긴급제설을 위해 이동했다"며 "사거리 통제를 안 한 것이 아니라 긴급상황 우선원칙에 따라 대응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기본적인 제설작업만 됐어도 교통경찰이 주요 도로통제를 했을 것"이라며 "청주시에 오늘과 같은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공문을 보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오전 7시부터 주요도로 교통관리를 했던 이원태(청주상당경찰서 교통관리계) 경감은 '경사가 심한 우암산 터널에서 상리사거리 쪽으로 차가 전혀 내려가지 못한다'는 신고를 받고 관할지인 상당구가 아닌 청원구에서 긴급제설작업을 한 후 교통지도를 했다.

다른 교통경력도 상당산성 등에서 교통통제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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