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오송역 전경. /중부매일DB
KTX 오송역 전경. /중부매일DB

연초부터 'KTX 세종역' 추진으로 세종과 충북의 갈등이 또 표출됐다.

충청권 메가시티 조성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다.

충청권 4개 시·도가 지난해 11월 '2027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를 공동유치한지 불과 두 달도 안 돼 'KTX 세종역'으로 인해 단합에 금가는 소리가 나고 있다.

발단은 지난 5일 국토교통부와 충청권 시·도지사가 충북도청에서 만나 '지역발전 협력회의'를 가진 자리에서 최민호 세종시장이 KTX 세종역 신설을 요청했기 때문이다.

김영환 충북지사는 다음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세종시는 본래의 목적에서 이탈해 하마처럼 공룡이 되어 무한확장하면서 충청권의 인구를 깎아먹어 충청밉상이 되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지사는 이어 "충청권의 단결을 세종시가 해치고 있다"면서 "세종시 KTX역은 교량과 터널사이에 기술적으로 설치가 불가능하고 이미 결론이 난 문제인데 고집을 하니…"라며 최 시장의 KTX 세종역 추진의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충청권)광역철도가 곧 대전∼세종∼오송(KTX오송역)∼청주도심을 지나게 되니 그렇게 되면 세종∼오송이 12분대로 단축된 그 이후에 판단하면 되고 마침 오송∼청주고속도로도 완공될 터이니 좀 더 두고 볼일"이라고 덧붙였다.

충청권 광역철도망이 구축되면 세종시와 KTX 오송역의 이동시간이 더 빨라져 이용이 더 편리해질 것이란 언급이다.

이에 대해 발끈하고 나선 것은 상대당인 더불어민주당 세종시당이다.

민주당 세종시당은 8일 성명서를 통해 김 지사의 '충청밉상 세종' 발언을 두고 "행정수도 세종을 부정한 것과 다르지 않다"고 반발했다.

이들은 "같은 날 김진표 국회의장이 국회 세종의사당 설치를 위한 국회규칙을 발의해 행정수도 세종에 힘을 실어 준 것에 찬물을 뿌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충북의 'KTX 세종역' 반대 여론을 '행정수도 건설 반대'로 확전시키는 분위기다.

하지만 충북의 입장은 원칙과 약속, 합리적 이유로 'KTX 세종역' 추진을 우려한 것이다.

게다가 국회세종의사당 건설을 반대하는 것도 아니다.

감정적으로 대응할 문제가 아니다.

최근 충청권 메가시티 건설을 위해 '충청권 특별지방자치단체 합동추진단'이 가동됐다.

이외에도 앞으로 충청권 4개 시도가 다방면에서 협력하기 위해 여러 조직들이 생겨날 전망이다.

충청의 미래를 위한 이런 조직들이 케케묵은 'KTX 세종역' 추진 논란으로 발목 잡혀서는 안 된다.

특히 세종시는 당초 건설취지에 부합해야 한다.

지역 인구와 경제 주체들을 빨아들이는 블랙홀 역할을 멈춰야 한다.

충청권은 하나 되고, 균형 있게 발전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추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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