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감사서 국ㆍ과장 잘못 시인에도 '경고-주의' 솜방망이 처분
이소희 시의원 "시교육청 청렴도 상승 자축, 자랑할만한지 개탄"

지난해 본보가 보도한 '세종시교육청 마을학교 특혜' 기사는 지난 9월 27일 시의회 교육안전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다뤄진 바 있다. 시교육청 내부감사가 미온적이자, 세종시의회는 10년 역사상 처음으로 특정감사 기간을 연장했다. / 표윤지
지난해 본보가 보도한 '세종시교육청 마을학교 특혜' 기사는 지난 9월 27일 시의회 교육안전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다뤄진 바 있다. 시교육청 내부감사가 미온적이자, 세종시의회는 10년 역사상 처음으로 특정감사 기간을 연장했다. / 표윤지
[중부매일 표윤지 기자]세종시교육청의 '마을학교 선정 특혜' 자체 감사 결과, 덮어주기식 처분으로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해 9월 마을학교 업체선정 특혜에 대한 행정감사를 실시할 당시, 해당 국ㆍ과장 모두 명백한 잘못을 시인했음에도 불구하고 2일 발표된 자체 감사 결과는 담당공무원에 대한 신분상 경고 및 주의에 그쳐 결국 실질적인 징계는 한 명도 받지 않았다.

세종시교육청은 지난 1일 '제80회 세종시의회 교육안전위원회 임시회'에서 지난해 11월 14일부터 12월 16일까지 진행됐던 세종마을학교 선정 특혜 특정감사 결과를 보고했다. 지난 행정사무감사 시정 조치로 이뤄진 이번 감사는 세종시교육청이 세종마을학교 보조금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특정 단체에게 특혜를 줬다는 의혹이 불거져 실시됐다.

하지만 시교육청이 자체적으로 실시한 행정사무감사는 원점으로 돌아가 보조금 적정성을 심의하는 보조금관리위원회 탓으로 책임을 전가했다. 담당부서는 단지 위원회를 부적절하게 관리했다는 이유 정도의 기관경고와 신분상 경고 및 주의를 받았을 뿐, 징계에 대한 처분은 이뤄지지 않았다.

해당 보조금관리위원회를 취재한 결과, 소속 위원은 "시교육청에서 이미 내정된 업체 선정 리스트를 넘겨줬을 뿐, 위원회는 거수기 역할에만 그쳤다"며 "불투명한 업체 선정에 대해 할 말이 많다. 선택의 권한이 없는 우리에게 책임전가하는 시교육청의 태도가 괘씸하다"고 반발했다.

지난 1월 11일 <중부매일>이 시교육청을 대상으로 정보공개를 청구한 결과, '비공개 결정통지서'로 묵묵부답했다.

행정감사 및 특정 감사 결과 보고를 요청하자, 세종시교육청은 결과 내용을 숨기기 급급한 데 이어 "특정감사 결과에 대한 외부의 관심도가 높아 감사 처분에 대한 재심의 신청기간이 경과하면 교육청 홈페이지 등을 통해 감사결과를 요약해 공개하는 부분을 검토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세종마을학교 선정 특혜는 지난해 7월 24일, 31일, 8월 1일 본보의 단독으로 보도됐다. 내용은 특정 단체가 마을학교 보조금 사업 공모에 특정 단체 명의가 아닌 A주민자치회 명의와 공익활동 실적 등으로 공모 신청해 심사를 받았다. 이후 보조금관리위원회에서 A주민자치회의 자격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지만 세종시교육청이 A주민자치회를 다른 B단체로 명의를 변경하면서까지 세종마을학교 보조금 사업자로 선정하며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해 세종마을학교 지방보조사업자 선정 안건을 심의한 제1회 지방보조금관리위원회 회의록에 따르면, 담당공무원이 언급한 내용으로 '주민자치회에서 신청한 것이 아니고 회원 중 5명이 그룹을 만들어 신청한 것임'이라고 명백히 기재돼 있다. 즉 세종시교육청은 실제 공모 신청한 단체는 A주민자치회가 아니라 그 회원 중 5명이 만든 별개의 특정 단체임을 알면서도 A주민자치회 명의와 공익활동 실적 등으로 심사하고 선정해 특정 단체에게 특혜를 줬음을 알 수 있다. 이에 대해 세종시교육청은 위 회의록이 부실하게 작성돼 신뢰할 수 없다는 변명만 늘어놓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행정사무감사에서도 세종시교육청은 선정 특혜에 대해 특정 단체와 A주민자치회가 동일한 단체기 때문에 명의 변경해 선정한 것은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으나, 대표자 이외 고유번호, 실적과 예산 등 전혀 다른 단체임이 밝혀졌다.

이소희 교육안전위원장은 "특혜 선정으로 물의를 일으킨 세종시교육청의 자체 반성과 자정적 노력의 일환으로 세종시교육청에 감사를 청구했으나, 이번 감사는 자정은커녕 제 식구 감싸기만 급급한 부실 감사"라며 "제대로 된 근거 없이 솜방망이만 휘두르는 세종시교육청이 청렴도 상승을 자축하고 자랑하고 다닐 일인지 개탄스럽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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