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조7천억 규모 투자의향서 제출… 충북도 "최종 확정 아니다"

롯데바이오캠퍼스 조감도/롯데바이오로직스
롯데바이오캠퍼스 조감도/롯데바이오로직스

[중부매일 박상철 기자]롯데바이오로직스가 고심 끝에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전초기지로 충북 오송이 아닌 인천 송도를 택했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이날 인천 송도경제자유구역청에 3조7천억 원 규모 메가 플랜트 투자를 단행하겠다는 '투자의향서'를 서면으로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6월 출범한 롯데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제약사인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 미국 뉴욕 시러큐스 공장을 인수 계획을 밝히며 CDMO사업 진출을 공식화했다.

롯데는 2020년부터 그룹 포트폴리오 고도화 작업을 진행하면서 바이오 CDMO 사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선정했다. 2030년까지 2조5천억 원을 투자해 매출 1조5천억 원을 올리는 글로벌 톱10 바이오 CDMO가 되겠다는 목표다.

이원직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도 올해 하반기 중 36만ℓ 생산 규모 공장을 착공하고 2025년 하반기 준공 후 우수 의약품 제조·관리 기준(GMP) 인증을 받아 2027년 상업 생산을 시작한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CDMO 사업은 연평균 10% 이상의 성장률이 예상된다. 전 세계 제약 산업에서 새로운 블루오션 영역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CDMO는 기존 위탁생산을 뜻하는 CMO에 '개발'을 더한 개념이다.

그동안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유력한 후보지로 거론된 인천 송도, 경기 광명, 충북 오송, 중 한 곳에 바이오의약품 생산 공장을 짓기로 하고 검토를 진행한 결과 송도로 낙점했다.

송도가 원부자재 조달 및 수입·수출과 인재 확보 측면에서 장점이 더 크다는 이유로 풀이된다. 이로써 송도는 명실상부 국내 최대 바이오클러스터로 떠오를 전망이다.

앞서 김영환 충북지사는 신동빈 롯데 회장과 이원직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에게 도지사 명의 투자 건의 서한문을 보내는 등 유치에 뛰어들었다.

이미 충북 오송 지역에는 현재 SD바이오센서, 유한양행, GC녹십자, 종근당, 대웅제약 등 국내 주요 제약사 16개 사가 자리 잡고 있다.

당시 김 지사는 "오송은 우리 바이오산업의 태동지이자 중심지로,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보건복지 국책기관과 산·학·연관이 집적된 국내 최고 바이오클러스터로 성장하고 있다"며 "여기에 카이스트 바이오메디컬 캠퍼스타운 조성, 방사광가속기 구축 등 글로벌 바이오 기업이 성장에 필요한 인프라가 구축된 K바이오산업 퍼스트무버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오송이라는 꿈의 바다에서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신성장 동력산업 돛을 올려 준다면 우리는 하나가 돼 새롭고 이로운 내일을 열어갈 것"이라며 "충북에 투자하면 적극적인 지원으로 보답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이번 결정에 대해 충북도 관계자는 "오송 3산단 조성이 늦어지면서 롯데바이오로직스 공장 및 협력사 부지 확보에 다소 어려움이 있었다"며 "아직까지 100% 송도로 최종 결정된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충북도는 바이오산업 발전을 위해 롯데바이오로직스 유치에 전방위적으로 노력했지만 현재 상황이 녹록치 않은 건 사실"이라며 "충북도는 롯데바이오로직스 포함해 많은 바이오 기업들과 접촉하며 유치에 노력하고 있는 만큼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한편 충북도는 오송 제1 국가산단과 제2 일반산단에 이은 제3 산단을 국가산단으로 조성하기로 하고 2018년 8월 국토교통부의 예비 지정도 받았다. 하지만 농지전용에 발목을 잡혀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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