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 베풂에 대하여②

베풂에 대한 칼릴 지브란의 통찰과 비유는 탁월하다.

"대지는 그대들에게 자신의 모든 열매를 허락한다. 그러므로 그대들이 다만 어떻게 손에 넣을지 안다면 결코 부족함이 없으리라.

풍요와 만족은 대지의 선물을 서로 잘 교환하는 데 있다. 그러나 그 교환이 사랑과 부드러운 정의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그것은 단지 어떤 자를 탐욕으로, 어떤 자를 굶주림으로 이끌 뿐 .

그러므로 그대들이 장터를 떠나기 전에 보라, 빈손으로 돌아가는 이가 없는가를.

대지를 주관하는 영은 그대들 중 지극히 작은 자의 필요까지 다 채우기 전에는 바람 위에 평화롭게 잠들지 못한다 .

그대가 가진 것을 줄 때 그것은 주는 것이 아니다. 진정으로 주는 것은 그대가 그대 자신을 줄 때이다.

그대가 가진 것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내일 부족할 것을 염려해 간직하고 지키는 것일 뿐.

또 내일이라는 것은 무엇인가? 순례자들을 따라 성지를 다니며 흔적도 없는 모래밭에 뼈다귀를 묻어두는 겁 많은 개에게 내일이 무엇을 가져다줄 것인가?

부족할까 두려워함이란 무엇인가? 두려워하는 것, 그것이 이미 부족함이 아닌가?

집에 우물이 가득 찼어도 목마를까봐 두려워한다면, 그 목마름은 영원히 채울 길이 없다.

세상에는 많은 것을 가졌으나 조금밖에 주지 않는 사람들이 있으니, 그들은 주되 남이 알아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주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 숨은 욕망이 그 선물마저 순수하지 않은 것으로 만든다.

가진 것이 별로 없으면서도 자신이 가진 전부를 주는 사람이 있다.

그들은 생명을 믿고, 생명의 아낌없이 줌을 믿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그들의 주머니는 결코 비는 법이 없다.

세상에는 또 기쁨으로 주는 이들이 있으니, 그 기쁨이 바로 그들의 보상.

또한 고통 속에서도 주는 이들이 있으니, 그 고통이 바로 그들의 세례.

그러나 주되 고통도 모르고, 기쁨도 추구하지 않으며, 선을 행한다는 생각도 없이 주는 이들이 있으니,

그들은 마치 저 골짜기의 소나무가 허공에 솔향을 날리듯 그렇게 준다 .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