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탄진 뒤덮은 시커먼 매연… 밤 새 불안에 떤 주민들
[중부매일 신동빈 기자] "그을음과 매캐한 연기 때문에 집에 있을 수가 없어요."
12일 오후 10시 9분께 발생한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화재로 대전시 대덕구 신탄진동이 종일 매캐한 연기로 뒤덮였다. 타이어 등 고무가 탄 연기는 바람을 타고 도시 전체로 퍼졌고, 주민들은 밤새 불안에 떨었다.
화재가 난 공장에서 100m 떨어진 50층 높이 고층아파트는 12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연기에 노출되면서 집안이 그을음과 매캐한 냄새로 가득했다.
13일 오전 9시께 이 아파트 24층에 사는 60대 주민 A씨는 "검은 연기가 밤새 아파트로 향했다"며 "창문을 계속 닫고 있었지만, 환기구 등을 통해 연기가 집안으로 들어왔다"고 했다. 이어 "물수건으로 바닥을 닦아보니 검은 그을음이 묻어나왔다"며 "지난 2014년 화재 때도 그랬는데 또 이런 일이 발생하니 불안해서 살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주민은 "새벽에 연기가 심해져서, 다른 집에 머물다가 이제 막 돌아오는 길"이라며 "지금은 공기청정기를 돌리고 환풍기를 틀어서 냄새를 빼고 있다"고 말했다.
인근 상가도 연기로 인한 피해가 속출했다.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에서 200m 떨어진 한 프랜차이즈 카페는 매장 내 취식을 일시 중단했다.
카페 관계자는 "연기 등 이유로 테이크아웃만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주변 음식점과 옷집 등도 연기 노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출입문을 잠근 채 오전 영업을 포기했다.
공장 주변 도로를 지나는 시민들도 돌풍과 함께 몰아치는 연기로 큰 불편을 겪었다.
출근길에 나선 B씨는 "갑자기 바람이 불면서 시커먼 연기가 도로쪽으로 왔다"며 "마스크를 쓰고 있었지만 냄새가 그대로 들어왔고, 목과 가슴이 답답하다"고 말했다.
공장 반경 1㎞ 내 학교도 학생들 안전을 고려, 등교중지를 결정했다.
대전교육청은 신탄진초와 신탄진중, 신탄중앙중, 이문고 등 4개교에 '학생들 안전이 우려돼 등교를 중지한다'는 내용의 긴급 안내 문자를 발송했다.
이에 따라 이문고는 오전 10시부터 원격 수업을 진행하며, 신탄진중과 신탄중앙중은 재량휴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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