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음 후 집 창문까지 불길 치솟아"… 피해보상 요구
[중부매일 신동빈 기자] "화산 폭발한 것처럼 불길이 치솟았는데 아직도 가슴이 떨립니다."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에서 100m 떨어진 고층아파트에 거주 중인 이미영(65)씨는 지난 밤 아파트 안내방송을 듣고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화재를 인지했다.
"집에서 TV를 보고 있었는데 (12일) 오후 10시 30분쯤이었나, 한국타이어에 불이 났다고 혹시 모르니 대피준비를 하라는 안내방송이 나왔어요. 너무 놀라서 상황을 보려고 창문을 열었는데 이미 난리가 나 있었어요."
이 아파트 46층에 거주하는 이씨가 안내방송을 듣고 창문을 통해 본 장면은 칠흑 같은 어둠뿐이었다. 그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문을 여는 순간 시커먼 연기가 집안으로 들이닥쳤다. 급히 창문을 닫으려했지만 세차게 부는 강풍 탓에 창문은 쉽게 닫히지 않았다. 결국 이씨의 집은 순식간에 검은 연기로 가득 찼다.
"겨우 문을 닫았는데, 연기는 이미 들어왔죠. 그러곤 천둥치듯이 폭발음이 들리더니 불길이 우리 집 창문까지 치솟았습니다. 여기가 40층이 넘는데 불길이 올라오는 걸 보니 화산이 폭발하는 것 같았어요."
화재를 인지한 직후부터 뜬 눈으로 밤을 보내던 이씨는 다음날(13일) 오전 1시 30분께 집을 나섰다. 아파트 인근에 위치한 자신의 옷가게 상황을 살펴보기 위해서다.
"불길이 잠잠해지고 여유를 좀 찾으니까 가게 생각이 났어요. 옷가게라 연기에 노출되면 옷을 못 쓰게 되니까 걱정이 컸죠."
아파트단지에서 옷가게까지 거리는 50m 남짓이었지만, 이씨는 짧은 거리를 걷는 동안에도 답답함을 느꼈다. 이미 거리를 가득 매운 연기가 그의 숨을 조여 왔다. 연기와 닿은 얼굴은 붉게 달아오르며 두드러기가 올라왔다.
"마스크를 두 개나 써도 안 좋은 연기가 입과 코로 들어왔어요. 겨우겨우 가게에 도착했는데 이미 연기로 꽉 차서 가게 옷은 모두 못쓰게 됐습니다."
이씨는 갑작스러운 공장화재로 막대한 피해를 입게 된 이씨는 주민들 피해를 기업이 책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화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불이 날 때마다 주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어요. 화재로 피해를 본 사람들을 위한 보상체계를 마련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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