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어린이집 교사 자격체계 일원화 위한 지원 필요

편집자

정부가 2025년 유보통합 전면 시행에 앞서 유보통합 모델을 제시할 선도교육청 선정에 나섰다. 지금까지 영유아 교육·보육을 담당하는 기관은 유치원과 어린이집으로 이원화돼 지원되는 재정규모, 관리체계, 교사 등이 달랐다. 같은 또래여도 어느 기관을 다니느냐에 따라 교육·돌봄 환경의 차이는 꾸준히 발생하고, 이는 결국 아이의 발달 차이, 부모의 양육부담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청주복지재단은 정부가 추진할 '유보통합'에 대해 영유아 권익을 증진하고 지자체 차원의 유보통합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대담을 마련했다. 패널에는 김연옥 충청북도유아교육진흥원장, 신나리 충북대학교 아동복지학과 교수, 정경진 충청북도육아종합지원센터장이 참여했다.

 

청주시 서원구 복지재단에서 '영유아 권익 증진을 위한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유보통합 대응 방안'을 주제로 대담회가 진행되고 있다. /이성현
청주시 서원구 복지재단에서 '영유아 권익 증진을 위한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유보통합 대응 방안'을 주제로 대담회가 진행되고 있다. /이성현


Q. 현재 청주시 시설별 영유아 교육 품질 격차 실태와 유보통합 필요성은?

▷정경진: 현재 시설별 영유아 교육 품질 격차에 대한 실태 및 연구 결과 에 대한 구체적인 자료는 없다.

다만 유보통합 방안을 복지부와 교육부가 꾸준히 논의 중이고, 그중 영유아 급식비 지원 단가 차별 해소방안이 많이 거론된다.

충북도는 유치원에 다니는 유아 급식비를 1인당 1일 2천800원씩 지원하고 있는 반면, 어린이집은 별도의 급식비 지원 없이 보육료 안에 급식비를 포함했다.

다행히 청주시가 관내 어린이집에 작년부터 간식비를 1일 650원 지원하고 있지만 유아의 경우 급·간식지출에 비해 1일 2천500원 이상 부족한 상황에 놓여있고 이 지원도 시군 지자체 경제 자립상황에 따라 달라진다.유보통합의 첫 출발선이자 영유아 교육 품질 격차 해소방안 첫 단추는 급식비 지원이 동일하게 이루어지는 것이다.
 

신나리 충북대학교 아동복지학과 교수
신나리 충북대학교 아동복지학과 교수


▷신나리: 유보통합이 어떤 형태로 통합이 될 것이며 그 결과가 아이들의 이익과 권리 증진으로 이어져야 한다.

유보통합 논의는 30년째 이어져 왔고, 다양한 모델과 모형이 개발됐다. 하지만 현장 상황은 하루하루가 다르고 예측이 불가능하다.

현시점에서 유보통합의 필요성을 논의하기보다는 지역 수요에 맞는 담론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김연옥: 사실 누리과정으로는 이미 유보통합이 돼 있다.

공통의 보육이나 교육의 과정이 누리과정으로 통합이 됐음에도 불구하고 이원화된 관리체계 즉, 유치원과 어린이집에서의 교육과 보육의 차이 때문에 격차가 발생한다.특히 ▷주관 부서의 차이에 따른 근거법 ▷교사 양성 체계 ▷교사 지위 ▷국공립 유치원과 사립유치원의 돌봄·시설 차이 등도 발달 격차를 유발한다. 이같은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 유보통합은 반드시 필요하다.



Q. 하반기 정부 유보통합 선도교육청 운영 방침에 따라 충북교육청이 해야 할 역할

김연옥 충청북도유아교육진흥원장
김연옥 충청북도유아교육진흥원장

▷김연옥: 유보통합은 이미 교육부 주관으로 확정됐지만, 제대로 된 법 정비가 이뤄지지 않았다.

유아교육법과 영유아보육법 등 법률과 시행령 개정 등이 추진돼야 한다.

또, 향후 지원 예산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유치원은 현재 국·공·사립으로 나뉘어 있지만 사립을 제외하고 나머지 국공립 유치원 교사는 교육공무원이다. 유치원 교사와 보육교사의 상이한 자격체계 일원화를 위한 세밀한 준비와 지원이 필요하다.이에 도교육청과 지역교육청의 공동 협의를 통해 유아교육·보육협의체를 구성·운영하고 학부모 및 전문가 의견 수렴을 통해 공감대를 확산해야 한다.

▷신나리: 지역 특수성에 맞게 충북교육청도 이전에 논의한 급식비 지원과 같은 사례 등을 통해 선도교육청 사업에 참여해야 한다.

충북교육청 안에서도 다양한 지역교육청(시·군·읍·면·동)이 존재한다. 또 전국적으로 봤을 때 다른 시도에 비해서 충북이 가지고 있는 또 고유한 특성들이 있다. 니즈 파악과 공유할 사업을 발굴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이밖에도 열악하다고 인식되는 점은 재검토가 필요하다. 안전 측면은 유치원이 우수하지만 건강영양 측면에서는 어린이집이 더 우수할 수 있다. 교육과 돌봄을 분리할 수 없어서 양측이 모두 상생하는 방향으로의 통합이 필요하고, 이 과정에서 아이의 입장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정경진 충청북도육아종합지원센터장
정경진 충청북도육아종합지원센터장


▷정경진: 충북도와 각 지자체의 행정 관련 소통이 원활하게 이뤄져야 유보통합 선도교육청으로 선정될 수 있다.

충북교육청이 어린이집 담당 행정기관과 함께 소통할 수 있는 채널을 만들어 충북의 지역 특성을 반영한 선도교육청 선정 방안을 함께 연구해야 한다.경기도 선도교육청 준비 사례를 보면, 어린이집에 급식비 차액 지원, 스프링클러 설치 등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다니는 영유아가 급식, 안전에 차별이 없도록 지원하고 있다.충북도도 급식비 지원으로 어린이집을 다니는 영유아가 양질의 급식을 제공받을 수 있도록 조례가 제정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Q. 유보통합 과정에서 학부모 돌봄 부담에 대한 실질적 감소 방안은?

▷정경진: 청주시 상당구 동남지구에는 유치원이 많이 형성돼 있는데 거주 학부모들은 자녀를 사립유치원에 보내고 싶어했다.

하지만 방과 후 돌봄 이후 2시간 남짓의 공백이 생겨 결국 시간연장으로 운영하는 국공립 어린이집에 자녀를 보낸다. 따라서 영유아 지역 거점형 온종일 돌봄시스템은 유보통합에서 필수적이다. 영유아 부모를 대상으로 사전 수요 조사를 실시해 온종일 돌봄이 가장 절박하게 필요한 지역 내 접근성이 높은 기관을 선정, 영유아를 돌봐줘야 한다.

▷신나리: 현재 교육과 돌봄을 높은 질적 수준으로 책임지겠다는 것이 현 유보통합의 핵심 목표다.

앞서 근본적인 질문으로 '아동 관점에서 이러한 돌봄이 적절한가?'에 대한 질문이 선행돼야 한다.

오전 담당 선생님과 오후 담당 선생님이 다르면 둘 간에 아이의 특성이 명확하게 전달되는 데 제한이 있기 마련이다.

청주시 서원구 복지재단에서 '영유아 권익 증진을 위한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유보통합 대응 방안'을 주제로 대담회가 진행되고 있다.  /이성현
청주시 서원구 복지재단에서 '영유아 권익 증진을 위한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유보통합 대응 방안'을 주제로 대담회가 진행되고 있다. /이성현

더욱이 7~8시까지 돌봄 시간이 늦춰진다면 아이가 오전에 경험했던 부분들에 대해서는 부모가 충분히 인지할 수 없게 된다.그래서 학부모와 아동 양쪽의 입장을 수용하는 게 중요하다.

특히 연령 구분은 신중해야 하며 0~2세 시기 적절한 발달 없이 3~5세에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적응문제를 겪는 아동이 증가하는 만큼 통합적 관점이 필요합니다.

▷김연옥: 0~2세 아이들을 교육적 차원으로 먼저 볼 것이냐 보육을 중심으로 볼 것이냐를 생각해야 한다.

스웨덴은 유치원과 어린이집이 한 기관 안에 있지만 독립된 교육과 보육이 이루어지고 상황에 따라 연계 운영하고 있다.

유보통합의 좋은 모델이다.

유보통합으로 공교육이 정착되고 지원이 활성화되면 학부모들의 부담은 당연한 수순으로 점차 감소할 것이다,

Q. 유보통합 보육교사 자격증 학과제 변경에 따른 문제점과 대안은?

신나리 충북대학교 아동복지학과 교수
신나리 충북대학교 아동복지학과 교수

▷신나리: 현재 2급 보육교사 자격을 취득하는 경로는 매우 다양하다. 4년제 대학교에서 취득, 학점은행제를 통한 자격 관련 교과목 이수 등이 그 사례다.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강의가 유행했고, 당시 교육 환경 한계는 명확했다. 이렇게 취득한 자격증이 전문성이 있나?

이제 유보통합 결정에 따라 앞으로 학과제를 도입하게 되면 정부가 인정하는 교육기관의 학과 졸업자에 한해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게 된다.

학과제가 정말 전문가를 기르는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보육교사는 학과제 중심의 원격대학을 제외한 양성기관에서 교직과목의 추가 이수가 필요할 것이며, 유아교육 쪽에서는 영아에 대한 추가적인 교육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김연옥 충청북도유아교육진흥원장
김연옥 충청북도유아교육진흥원장

▷김연옥: 유치원이나 어린이집 교사의 질 제고 방안을 마련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현재 국공립 유치원에 있는 선생님들은 국가고시인 임용고시를 거친 교육공무원이다. 교사 간 차이를 줄이기 위해서는 재교육과 특별교육 과정, 즉 교육실습과 교직과정에 대한 이수 등이 국가적 차원에서 반드시 필요하다. 이를 위해 협의체 구성을 통한 대책 마련이 급선무다.

또 앞으로 유치원 교사는 4년제 과정을 거쳐 전문적인 교사로서의 자격을 갖춘 후 배출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Q. 통합기관의 성공적 출범·운영과 지역별 격차 발생을 줄이기 위한 교육청과 지자체의 역할은?

▷김연옥: 유보통합은 한마디로 '심사숙고한 동행'이다. 가장 쉬운 것 같으면서도 어렵고 어려운 것 같으면서 쉽게 이뤄질 수 있다.

충북유아교육진흥원이 유아교육의 중심기관으로 앞장서겠다.

보육기관 수업 컨설팅, 상호 방문의 날 운영의 내용 연수 등 교수 학습 자료 개발 확대 보급으로 성공적인 행복 유아교육을 실현하고자 최선을 다할 것이다.

정경진 충청북도육아종합지원센터장
정경진 충청북도육아종합지원센터장

▷정경진: 충북육아종합지원센터는 보육교직원의 교육뿐만 아니라 부모교육도 강화하고 있다. 이를 위해 영유아 부모를 위한 보육포털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데 영유아 부모들은 해당 홈페이지를 통해 부모 기본교육과 가정 내 아동학대 예방교육, 성행동 문제 및 대응방안 등을 시공간 구애 없이 수강할 수 있다.

앞으로도 유아교육진흥원에서 만든 우수한 콘텐츠를 벤치마킹해 영유아 학부모와 보육교사들을 위한 다양한 정보 및 교육지원을 강구, 지역 및 기관의 교직원과 부모 등 실질적인 보육제공자의 격차 해소를 위해 노력하겠다.

▷신나리: 부모의 입장에서 봤을 때 자신이 농어촌에 살든 중소도시에 살든 똑같은 교육을 받아야 한다.

농어촌에서도 영어 선생님이 필요하고, 좋은 시설도 필요하다.

지역 특색에 맞는 기관 개발이 필요해 보인다. 또 기관의 다양성 보장이 이뤄져야 한다.

통합된 기관이 획일화된 기관은 아니어야 하며 부모의 요구에만 치중되지 않은 아동 발달과제의 발굴이 필요하다.

그 과정을 모색하는 것이 현재 가장 중요한 숙제가 아닐까 생각된다. / 중부매일 이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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