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공간용 소화용구 국내 첫 개발… 틈새시장 공략 성공

편집자

무한 경쟁 시대다. 치열한 기업 간 경쟁에서 중소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선 자사만의 특별한 무기가 필요하다. 지난 2016년 설립된 소방 스타트업 파이어킴㈜은 세상 어디에도 없는 제품 개발로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에 본보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충북본부(이하 중진공)는 성장 가도를 달리는 충북 도내 알짜 중소기업 파이어킴을 소개하고자 한다.

 

[중부매일 박상철 기자] 충북 청주시에 본사를 둔 소공간 소화 공구 전문 생산 기업 파이어킴(김병열 대표)이 틈새시장 공략으로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창업 초기 3천만 원에 불과하던 매출은 지난해 18억원까지 끌어올렸다. 약 60배 성장했다. 그 비결은 바로 차별화된 제품이다. 이를 바탕으로 파이이킴은 올해 매출 목표액은 50억 원으로 올려잡았다.

파이이킴은 일반적인 소화기 제조사가 아니다. 주로 분·배전반에 전기화재에 사용되는 스틱형 자동소화 시스템을 생산한다. 2017년에는 대한민국 최초 한국소방산업기술원(KFI) 가스계 소공간용 소화 용구로 국내 최초 인정받으며 기반을 다졌다. 최근에는 급성장 중인 2차전지 제조 공정에 사용되는 소화기를 개발하는 등 제품 다변화로 새로운 도약을 꾀하고 있다.

김 대표는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실버사업에 관심이 많아 일본에 잠시 갔던 적이 있다. 그때 TV에서 우연히 요양병원에서 일명 두꺼비집 화재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불이 크진 않았지만, 유해가스 때문에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이 목숨을 잃었다는 뉴스를 듣고 안타까웠다. 이후 당시 화재가 머릿속을 맴돌았다. 꿈에도 나올 정도였다. 두꺼비집에 들어가는 소화기는 없을까 찾아봤지만 전무했다. 기회라고 생각했다. 파이어킴이 탄생한 이유"라고 말했다.

현재 파이어킴이 생산하는 제품은 ▷스틱(Stick) ▷스틱 센서플러스(Sensor+) ▷레드 블록(Red block) ▷앤트(ANT) 등 총 4가지다. 이들 제품 소화 원리는 간단하다. 화재로 인해 내부 온도가 100~110℃로 상승하면 스틱 소화기 캡슐이 자동으로 반응해 가스 형태 소화약제가 순간적으로 90% 이상 방출한다. 공간 전체로 확산한 가스는 공기 중 열을 빼앗는 질식 및 냉각소화를 동시 진행해 초기 진화는 물론 확산을 방지한다.

특히 기존 금속 압력용기를 사용하지 않고 자체 개발한 공정 기술로 폴리머 용기를 사용해 활용도를 높였다. KFI 성능 인증도 마친 상태다. 무엇보다 작동을 위한 별도 전원, 인력, 유지보수가 필요 없는 데다 습도 100%에도 정상 작동이 가능하다.

파이어킴 스틱 제품으로 주로 가정 두꺼비집이나 공장 소형 분·배전반에 설치된다./파이어킴
파이어킴 스틱 제품으로 주로 가정 두꺼비집이나 공장 소형 분·배전반에 설치된다./파이어킴

스틱은 소형 공간에 사용 적합한 제품으로 주로 가정 두꺼비집이나 공장 소형 분·배전반에 설치된다. 최근 신규 창고시설 분·배전반에는 소화 장치 설치가 의무화돼 수요는 더욱 늘 것으로 보인다.

센서플러스 역시도 소형 공간에 사용 가능한 제품이다. 기존 스틱과 달리 연기 농도 변화, 이상 온도 등 실시간 모니터링을 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주로 수시로 열어 확인이 불가한 반도체 장비에 적용된다. 아울러 레드블록은 중·대형 공간에 적합한 제품으로 사용자 배터리 모듈 규격에 맞게 맞춤형 제품 개발이 가능하다. 주 사용처는 수배전반·개폐기, 변압기, ESS룸, 선반 UPS 등이다.

마지막으로 앤트는 전기차 충전시스템으로 ESS와 EV소형배터리에 적용이 가능한 자동소화시스템이다. 배터리 화재는 최대 1천℃ 이상 올라가는 열폭주 현상이 발생하면서 화재·폭발로 이어진다. 화재 진화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해당 제품은 연기 농도 변화, 이상 온도 등 실시간 모니터링을 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파이어킴
해당 제품은 연기 농도 변화, 이상 온도 등 실시간 모니터링을 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파이어킴

파이어킴은 자체 방폭 설비를 갖춘 487㎡ 규모 공장을 마련하고 각형·파우치·원통형 등 제조사별 배터리를 대상으로 열폭주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발생 온도와 가스량, 소화약제 투여량 등에 따른 진압 실험을 통해 데이터를 분석하기 위해서다.  6년 이상 실험을 진행하며 자체 축적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배터리화재에 최적화된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이 과정이 모두 마무리되면 앞으로 파이어킴 주력 제품으로 캐시카우(수익창출원)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파이어킴은 미국 UL인증에 사활을 걸고 있다. UL은 제품 성능 및 안전에 관한 다양한 표준을 개발하고 인증을 수여하는 미국 최고위 인증기관이다. 올 연말 인증이 완료되면 미국 시장 진출 발판을 마련해 매출 상승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김 대표는 "빠른 시일 내 파이어킴 제품이 자동차 및 파워뱅크 공정상 부품으로 등록되는 것이 목표다. 특히 내년에는 전기차·오토바이 충전스테이션에도 부품으로 정식 인정받아 최종 테슬라와 같은 글로벌 기업에도 제품을 공급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이를 기반으로 오는 2027년 유니콘기업(기업 가치 10억 달러 이상인 스타트업)이 될 수 있도록 모든 임직원과 한발 한발 걸어나가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한편 파이어킴은 국내특허등록 13종, 국내특허출원 9종 해외특허 4종 해외특허출원 5종 디자인 3종 상표 4종 성능인증, 벤처기업, 녹색인증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KFI에서 제품에 대한 형식승인을 받아 연구 개발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인터뷰] 김병열 파이어킴 대표

김병열 파이어킴 대표가 자사 주력 제품인 스틱을 선보이고 있다./파이어킴
김병열 파이어킴 대표가 자사 주력 제품인 스틱을 선보이고 있다./파이어킴

김병열 대표와 중진공과 인연은 창업 초기부터 시작됐다. 김 대표는 중진공에서 운영하는 청년창업사관학교(이하 청창사) 5(2015년)·7(2017년)기 출신이다. 창업 초기부터 중진공과 함께 성장해왔다. 그는 지금에 파이어킴이 있기까지 중진공은 든든한 지원군이었다고 말한다.

김 대표는 "모 방송국 프로그램 중 하나인 다큐 3일에 소개된 청창사를 봤다. 그곳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물론 입교한 초기 창업자들 열정을 보고 바로 지원을 결심하게 됐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청창사 2년, 짧으면 짧은 시간이지만 정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같은 입교생들과 밤을 새워가며 공부했다. 월급쟁이로만 살아왔던 저에게 세상을 살아가는 시야를 넓혀줬다. 특히 청청사는 나의 세상 보는 눈을 키워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진공 청년자금이나 투융자, 신시장진출 자금 지원은 초기 창업 기업에게 단비 같다. 새로운 제품을 개발에 많은 도움이 됐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청창사 졸업 후에도 꾸준한 모니터링과 사후관리는 잊을 수 없는 중진공만의  장점"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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