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뜨락] 유종열 전 음성교육장

온실 속의 화초는 참 예쁘다. 그런데 그 화초는 온실을 나오면 얼마 지나지 않아 시들어버리고 만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온실이 아니라 비바람이 몰아치는 들판이다. 비가 오면 비를 맞고 태풍이 불어대면 바람에 자신을 맡겨야한다. 인생을 살아가며 우리는 많은 어려움과 고통을 만난다. 그러므로 온실 속의 화초가 아니라 온실 밖의 화초처럼 살아야 한다. '한 자녀 시대'를 맞아 우리 아이들이 온실 속의 화초처럼 자라고 있어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옛 유태 속담에 "물고기 한 마리를 잡아주면 하루밖에 못살지만, 잡는 방법을 가르치면 평생을 잘 살 수 있다"는 말이 있다. 지금 아이라고 해서 항상 아이일 수 없고 요람에서 무덤까지 항상 부모의 보호 밑에서 살아갈 수만은 없다. 그러므로 힘들고 어렵고 곤란한 일을 참고 견디며 스스로의 지혜로 풀어가는 '홀로서기'를 배우지 않으면 안 된다.

자식을 편안하고 좋은 환경에서 자라게 해 주고 싶은 것이 부모들의 마음이다. 그러나 한 인간이 건강한 인격체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어머니의 사랑만으로는 부족하다. 사실 부모의 눈으로 보면 자식은 이래도 예쁘고 저래도 예쁘기만 하다. 남이 하면 어설픈 행동마저도 내 자식이 하면 그저 신통하기만 한 법이다. 남들이 다하는 것도 내 자식이 하면 더 귀여워 보이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이 세상에 시련 없이 크게 성공한 사람은 없다. 그러므로 자식을 사랑할수록 온실 속의 화초처럼 길러서는 안 된다. 온실 속의 화초가 늘 온실 속에서만 자랄 수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나비는 누에고치에서 나오기 위해 온힘을 다한다. 그렇게 힘들게 나와 드디어 날개를 펄럭이며 날게 된다. 사람의 도움으로 누에고치에서 나오게 된 나비는 날개를 펼친 지 얼마 되지 않아 바로 떨어져 죽고 만다. 이유인 즉, 누에고치에서 나오기 위해 죽도록 안간힘을 써야 날개에 혈액이 공급되고 그렇게 순환이 된 날개는 드디어 날개 짓을 위한 준비를 하며 펄럭이게 되는 것이다.

사람의 도움으로 조금 편안히 나온 나비의 날개엔 혈액공급이 되지 않게 되어 나오자마자 날개는 펼치지도 못한 채 그렇게 바닥으로 떨어져 죽고 만다. 이것은 자연의 섭리이자 진리이다.

오래전에 실제 있었던 실화이다. 세상 어려운줄 모르고 흥청망청 돈을 써대던 서울의 대학생 아들에게 시골 사는 아버지가 사람 만들어 보겠다며 꼬박꼬박 부쳐주던 용돈을 끊어버렸다.아들은 아버지에게 전보를 쳤다. "당신아들 굶어 죽겠음"아버지의 답전은 이랬다. "그래,굶어 죽어라" 분노한 아들은 아버지와 인연을 끊었다.연락도 끊었다.아들은 이를 악물고 일을 했다.그리고 세월이 흘러 결혼을 하고 자식을 낳고 돈을 벌었다.아들은 그제야 "굶어 죽어라"는 아버지의 전보가 자기인생의 전환점이 됐음을 깨닫고, 그해 추석을 맞아 고향집을 찾았으나 아버지는 이미 세상을 떠났고 유서 한 장이 있었다. "아들아,너를 기다리다 먼저 간다.너를 한 번도 잊어본 적이 없다. 네가 소식을 끊은 뒤 하루도 고통스럽지 않은 날이 없었다.내가 보낸 전보는 네 인생의 분발을 자극하기 위해서였다.너를 사랑한다."

자식을 귀하게 여긴다면 먼저 스스로 헤쳐 나갈 수 있는 힘을 길러 주어야 한다.자녀들의 잘못을 눈감아주고 온정적으로만 키우면 자녀들은 온실 속의 약한 꽃으로 자라고 말 것이다.

마쓰시타 전기공업을 창업한 마쓰시타 고노스케는 일본 국민이 가장 존경하는 경제인이다. 그는 "하늘은 내게 가난과 무학, 그리고 건강하지 못한 몸을 주었다. 나는 이를 하늘이 내게 준 축복이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매일 배가 고플 정도로 가난했기에 열심히 일했고, 항상 건강에 신경 쓰며 관리를 잘해 90세가 넘게 살 수 있었으며, 어려운 형편에 소학교를 중퇴했지만 더 많이 알고 싶어 공부를 했고 모든 사람을 스승이라 여기고 열심히 배워 오늘의 성공을 이룬 것이다. 누구에게나 고난과 역경은 있기 마련인데 다만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기 때문에 성공한 사람들의 많은 경우 역경과 고난 없이 저절로 성공을 이룬 것처럼 보일 뿐이다.

유종열 전 음성교육장
유종열 전 음성교육장

우리 주변에는 무분별한 사랑과 지나친 과잉보호로 자녀들을 망치는 부모들이 있어 안타깝다.세상은 온실이 아니고,생각보다 거친 곳이다.그러므로 세상에 적응하고 성공하려면 강해야 한다. 인생은 도전의 연속이다. 우리의 삶은 고난과 역경을 통해 성공하고 성숙되어 가는 것이다. 그러므로 자녀교육에 있어 성적과 돈이 아닌 인내와 좌절을 다스리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키워드

#아침뜨락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