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보단 취미에 투자… 식비 아끼고 알바로 돈 모아

MZ세대들의 소비패턴이 달라지고 있다. 명품 소유 보다는 본인이 좋아하는 취미생활이나 그에 따른 관련 장비를 구입하기 위해 알바를 하거나 용돈을 모아 취미생활에 큰 지출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주대 신방과 학생들이 캡스톤디자인 수업의 일환으로 지난 5월 24일부터 6월 5일까지 2주간 139명의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명품 하나쯤은 있어야 한다'는 문항에 대해서는 매우 그렇다(3.7%)와 그렇다(22.8%)를 합한 비율이 26.5%로 나타났다.

'명품 구입을 위해 대출이나 할부를 이용할 수 있다'는 문항에 대해서는 매우 그렇다(2.2%)와 그렇다(4.4%)를 합한 비율이 6.6%로 낮게 나타났다. 응답자들은 대체로 명품 소유는 어느 정도 필요하다고 느끼지만, 이를 위해 무리하지는 않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반해 '취미생활이나 관련 장비 구입을 위해 큰 돈을 지출할 수 있다'는 문항에 대해서는 매우 그렇다(25.7%)와 그렇다(52.9%)를 합한 비율이 78.6%로 높게 나타났다.

 

청년과 소비

대학교 3학년 F씨는 강의가 끝나 점심을 먹으러 식당으로 향한다. 가성비로 유명한 도시락 프랜차이즈 점이다. 사실 F씨의 가정경제 수준은 상위권에 들 정도지만 이 도시락 가게의 단골이 된 이유는 따로 있다.

주문을 마치고 자리에 앉자마자 켜는 모바일 게임은 일본 유명게임인데, 출시될 때 부터 쭉 사용해 왔다. 능숙하게 화면을 누르며 매일매일 해야하는 임무를 완료해 나간다. 게임 내 캐릭터 뽑기를 하더니 결과를 확인하고 작은 탄식을 내지른다.

"항상 안좋은 것만 나오지만, 매번 그럴걸 알면서도 매일 하다보니 이제는 오기로 합니다"라며 웃는다.

주문한 식사가 나왔다. 평범한듯 하면서도 식사라기엔 너무 가벼워 보인다. "저는 이것도 맛있어요. 원래 많이 먹지 않는 편이라 이렇게 식비 아껴서 현질(게임에 과금을 하는것)해요."라며 자신의 과금내역을 보여준다.

매달 거의 10만원씩 과금을 하고, 가끔 20만원을 사용한 달도 보였다. F씨에게 있어 게임을 위해 점심값 정도 조금 아끼는 것은 별것 아닌 일이다.
 

G씨는 카메라를 좋아한다. 대학생 신분이라 강의듣기 바쁜 와중에도 세개의 아르바이트를 다닌다고 한다. 그녀의 방에서는 수많은 카메라를 볼 수 있다. 필름카메라, 폴라로이드, 미러리스, 액션캠 등 종류도 다양하다. 카메라 바디 4개에 고가의 렌즈도 9개나 있다.

"카메라를 사기 시작한지 2년정도 됐어요. 폴라로이드나 필름카메라는 한번 사서 써봤는데 저랑 안맞았어요. 팔기엔 아까워서 그냥 놔뒀어요"라며 자신의 카메라들을 자랑한다.

그녀는 DSLR 카메라와 렌즈를 사기 위해 알바를 하나 더 늘렸다고 한다. 과한 소비처럼 보여도 G씨에게 있어서 카메라는 이미 생활의 일부가 됐다.

키노(Kino) 동아리 카메라 교육 사진. / 청주대 신문방송학과 19학번 정레빈 제공
키노(Kino) 동아리 카메라 교육 사진. / 청주대 신문방송학과 19학번 정레빈 제공

이렇듯 청년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소비생활을 즐기는 편이다. 욜로족이나 플렉스 문화 라면서 젊은사람들은 돈을 막쓰고 명품도 아낌없이 산다는 식의 뉴스가 쏟아져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무지출 챌린지나 거지방이 인기를 끌고, 커피 한잔 사마시는 것도 아끼는 모습으로 나온다. 극한의 사치를 부리다가 불과 1-2년만에 하루에 한푼도 안쓰는 것처럼 미디어에서 비춰지는 것 이다. 실제 대부분 대학생이나 청년들의 입장에서 플렉스 문화나 거지방(돈쓰면 욕먹는 방, 현실판 자린고비)과 같은 극단적인 사례는 인터넷을 통해서나 처음 전해듣는 소식이다.

 

청년의 취업

 

'연봉이 낮더라도 가능한 빨리 취업하고 싶다'는 문항에 대해서는 매우 그렇다(10.3%)와 그렇다(46.3%)를 합한 비율이 56.6%로 나타났다. '한 직장에서 평생근무하는 것을 선호한다'는 문항에 대해서는 매우 그렇다(14%)와 그렇다(26.5%)를 합한 비율이 40.5%로 나타났다.
 

'미래에 내 집을 소유하지 못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문항에 대해서는 매우 그렇다(11.8%)와 그렇다(50%)를 합한 비율이 61.8%로 나타났다. 미래의 주거불안을 절반 이상의 청년이 느끼고 있는 것이다.

대학 졸업생이나 청년들은 양질의 일자리를 찾기 위해 서울로 향하지만 서울의 집값은 하늘 높은줄 모르고 치솟는다. 취업이 늦어질수록 청년의 입장에서는 포기해야 하는 것이 하나씩 늘어갈 수 밖에 없다. 통계청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고등교육기관 취학률은 해마다 늘어가고 있다. 고학력자가 많아지는 만큼 양질의 일자리는 많아져야 한다. 하지만 양질의 일자리는 충분히 공급되지 못하고 청년들은 취업난을 겪게 된다. 다른 한편으로, 소규모 사업장에서는 인력난을 겪는 중이다. 청년들이 눈높이를 낮춰서 소규모 사업장으로 향하면 되는 일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청년 입장에서는 그게 쉬운 일이 아니다. G씨는 소규모 사업장에 취업하는 것에 관심이 없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초중고 12년과 대학교 4년, 총 16년을 좋은 일자리를 위해서 공부해 왔는데 솔직히 소규모 사업장에 취업하기는 망설여진다."고 말했다. 청년들은 당연히 양질의 일자리를 선호하지만 그들의 눈높이에 맞는 일자리를 찾는게 호락호락하지 않은게 현실이다. / 이우준, 조혜란, 정은호(청주대 신방과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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