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분향소가 운영된 20일부터 일주일간 유족들과 시민들이 조문록에 남긴 글 / 윤재원
합동분향소가 운영된 20일부터 일주일간 유족들과 시민들이 조문록에 남긴 글 / 윤재원

[중부매일 이재규 기자] "엄마 보고싶어요 사랑해요. 편안하세요"

26일 청주시 상당구 충북도청에 마련된 오송 지하차도 참사 합동분향소 조문록엔 많은 시민들이 글로 사망자들을 위로했다.

지난 20일부터 일주일동안 작성된 조문록에는 아직 가족을 떠나보내지 못한 유족들의 그리움이 묻어났다.

한 유족은 "엄마, 보고 싶어요. 사랑해요. 편안하세요"라는 글을 남겼다. 오송 궁평2지하차도에서 유명을 달리한 14명의 희생자의 자식 중 한 명의 글이다.

20대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한 최모 씨의 유족은 "꽃다운 나이에 간 ○○이를 기도하며"라는 글로 그를 추모했다.

합동분향소가 운영된 20일부터 일주일간 유족들과 시민들이 조문록에 남긴 글 / 윤재원
합동분향소가 운영된 20일부터 일주일간 유족들과 시민들이 조문록에 남긴 글 / 윤재원

이번 사고로 동생을 잃은 한 남성은 "오빠의 사랑하는 동생 이쁜 ◇◇"이란 조문록을 남겼다.

다른 유족도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하늘나라에서는 편안하길 바랄게. 부디 좋은 곳으로 가"라는 절절한 글을 조문록에 새겼다.

이들 유족들은 사고 직후 가족들의 장례를 모두 마쳤지만, 황망하게 가족을 잃은 슬픔을 달랠 길이 없어 가족의 위패가 있는 합동분향소를 찾았다.

재난사고로 가족을 잃은 이들의 조문록도 눈에 띄었다. 합동분향소에는 4·16 세월호 참사가족협의회와 제천 참사 유가족들도 '슬픔을 함께 하겠다'는 글을 썼다.

합동분향소가 운영된 20일부터 일주일간 유족들과 시민들이 조문록에 남긴 글 / 윤재원
합동분향소가 운영된 20일부터 일주일간 유족들과 시민들이 조문록에 남긴 글 / 윤재원
합동분향소가 운영된 20일부터 일주일간 유족들과 시민들이 조문록에 남긴 글 / 윤재원
합동분향소가 운영된 20일부터 일주일간 유족들과 시민들이 조문록에 남긴 글 / 윤재원

세월호 참사가족협의회는 "다시는 이런 참사가.. 일어나서는 안되는 일들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함께 하겠습니다"라는 글을, 제천 참사 유가족도 "슬픔을 함께 나누겠습니다"라며 함께 아픔을 이겨나가자고 했다.

이날 많은 시민들이 분향소를 찾았다.

검은 양복을 입고 분향소에 온 A(67)씨는 "마음의 준비도 안 됐을 텐데 갑자기 돌아가신 게 참 안타깝다"며 "부디 하늘에선 마음 편히 쉬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엄마와 함께 분향소를 찾은 아이들도 고인에게 고개를 숙이며 조의를 표했다.

합동분향소 운영 7일 동안 이곳을 다년간 조문객은 1천500명을 넘었다. 작성된 조문록은 330여 개다.

충북도청에 마련된 오송 참사 합동분향소는 원래 이날까지 운영될 예정이었으나, 유족의 요청으로 3일 연장돼, 오는 29일 토요일까지 운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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