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뜨락] 김전원 전 청주교육장

우리 생활 속에는 전통처럼 이어온 악습(惡習)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어 살기 좋은 조용한 아침의 나라 동방의 등불을 흐리게 하여 국가발전을 저해하고 있다며 온 국민이 함께 노력하여 이를 척결하자고 목소리를 높여 온 지 오래다.

본래 이런 일(積幣)은 일상에서 개인적인 어떤 이득이나 집단의 유리를 도모하려고 정당하지 못하게 활용되어온 잘못된 생활관습으로 누군가에겐 치명상이 되어 큰 낭패가 되기도 했다. 심지어는 그것이 개인은 물론 국가사회 발전을 크게 저해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수십 백 천년을 두고 지나오면서 사라지기는커녕 나름 효과적인 처세술의 하나라며 단단하게 다져놓았으니 이런 나쁜 관습을 제거하는 일 또한 상당한 세월이 필요할 만큼 심근으로 넓고 깊게 뻗어 대단히 끈질겨 청천벽력을 맞는다 해도 되살아날(復活) 기미다.

모함과 무고, 부정부패와 부조리, 파벌과 파쟁, 탐관오리와 매관매직, 갑질과 차별, 미인계와 성추행, 지역색과 학·지·혈연, 전관예우와 공훈세습 등 그 끝이 없다. 이런 게 청사에 길이 빛날 조상의 유물이라서 함부로 버리지 못하고 끌어안고 있는 건가? 물려줄 게 그렇게도 없었나?

이런 악습의 대부분은 상대방을 깔아뭉개야 자신의 위상이 격상될 수 있다는 비열한 민간요법을 격에 맞지 않게 원용하고 있어 뿌리째 뽑아버려야(根本塞源) 할 고약한 관습들이다.

충무공 남이(南怡) 장군의 시 북정가(北征歌)의 셋째 행 남아이십미평국(男兒二十未平國)의 '평할 평(平)'자를 '얻을 득(得)'자로 바꿔 임금(睿宗)에게 역모를 꾀하고 있다고 고변하여 환열형(?裂刑)으로 죽음에 이르게 한 게 그렇다.

우리의 역사 속에서 왕조가 바뀔 때마다 모함과 무고의 제물로 억울하게 희생된 이들의 대부분이 그랬으며, 충무공 이순신(李舜臣) 장군도 이런 일에 휘말려 위험한 고비를 여러 번 겪었다.

궁중의 왕비 외에 내명부에 오른 이들이나 양반가의 정실 외에 후실, 소실, 측실 등을 두던 풍습이 다행스럽게도 지금은 사라졌으나 그 찌꺼기가 남았는지 일부 고위직의 성추행파문은 목숨과도 같은 명예를 실추시켜 참으로 안타깝기 그지없다. 믿고 따른 이들에게 무슨 말을 남겨줄 건가?

특정직에 대한 공천이나 추천에는 정해진 수수료가 없으므로 종래의 매관매직과는 차원이 전혀 다름에도 규정에도 없는 서류 작성 수수료(?)가 대가성 여부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따윈 이젠 없어질 때가 되지 않았는가? 무슨 힘이 있다고 다 썩어서 고약하게 냄새나는 동아줄을 움켜쥐고 애걸복걸하는 걸까? 당신을 존경하고 사랑하는 분들에게 부끄럽지도 않은가?

공직사회에 만연되었던 안일 무사와 부조리, 대기업의 고질인 전관예우와 학·지·혈연, 편 갈라 나라 망치던 파벌과 지역 차별, 말도 안 되는 갑질과 공훈세습 등도 같이 몰아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어떤 외국의 역사학자가 "일본과 중국 사람들은 없는 역사를 잘도 만들어 내는데, 왜 한국 사람들은 있는 역사도 감추려 드는 걸까?"라고 의아해했단다. 그것도 감춘 게 아니라 변조하여 다른 데 활용한 건 아니겠지?

확인도 안 된 사안의 고소 고발이나 신고, 내일도 모르면서 쪼아대는 갑질과 차별화 등이 갈등이나 불화를 초래하고, 무식과 가난으로 유죄 되니 피해자는 기가 막혀 두고두고 철천지원이 되었으리라.

김전원 전 청주교육장 
김전원 전 청주교육장 

얼마 전 국민 정서를 헤아려 국회의원의 불체포특권을 내려놓겠다고 한 어느 의원님의 아주 참신한 발언이 뜻한 대로 발의되고 통과되어 실천된다면 많은 이들이 기립 박수와 함성으로 환영할 모습을 상상해본다.

이를 계기로 이제까지 비난받아온 온갖 비리와 적폐를 척결하는 일이 지도층 인사들이 앞장서 법과 제도와 강력 추진의 시행령과 규정 등의 제정 시행으로 선진문화 국민 의식이 제대로 자리 잡을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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