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뜨락] 유종렬 전 음성교육장

'아침은 왕처럼, 점심은 왕자처럼, 저녁은 거지처럼 먹어라.' 아델 데이비스의 명언이다. 한국 사람들은 '밥심'으로 산다고 한다. 세계에서 우리만큼 밥을 중요시하는 나라는 없을 것이다.

성장기 아이에게는 아침밥이 갖는 중요성은 더욱 크다. 아침밥은 활기찬 하루를 여는 데 필요한 에너지원이다. 그럼에도 우리나라 아이들의 아침식사 결식률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걱정이다.

지난해 교육부에서 발표한 '학생 건강검사 표본통계' 결과에 따르면 충북의 중학교 학생들의 아침 결식률이 30.3%로 전국 최고라고 한다. 따라서 충북의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아침 결식예방 사업이 시급한 실정이다.

보도에 따르면 윤건영 충북도교육감의 공약사업인 '아침 간편식 제공' 사업을 내년부터 추진한다고 한다. 내년에는 일부 학교를 대상으로 시범 운영한 뒤 2025학년도부터 전체 학교에서 시행할 계획이라고 한다.

여러 가지 사회적·경제적 여건 등의 이유로 아침을 먹고 오지 못하는 '수요자 중심 아침 간편식 제공' 사업은 성장기 학생들의 건강증진과 학부모의 부담 경감에 크게 기여 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지난 6월 충북도교육청이 학생 1천844명, 학부모 4천58명, 교직원 2천561명 등 총 8천463명을 대상으로 아침 간편식 제공에 대한 의견을 물은 결과 학생은 51.2%, 학부모는 54.7%가 찬성한 반면 교직원은 10.3%가 찬성했다. 반대 의견은 학생 14.7%, 학부모 26.3%, 교직원은 82.9%로 조사됐다.

우리의 미래를 짊어질 청소년들의 건강을 위해 아침을 먹지 못하고 등교하는 학생들을 위해 아침 간편식 제공은 환영할 일이지 결코 반대할 일이 아니다.

아이들 중 단 몇 명이라도 배고픈 아이가 있어 아침 간편식을 먹고 건강한 모습으로 즐겁게 학교생활을 한다면 얼마나 가슴 뿌듯한 일인가. 미래 세대를 위해 이 사업보다 더 중요한 사업은 없다고 본다.

학교교육은 학생, 학부모, 교직원이 삼위일체가 되어 함께 만들어 나가야한다. 물론 업무과중과 위생문제를 우려하는 교직원들의 목소리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학교교육은 '아이들이 우선이고 먼저'란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학교도, 교직원도 아이들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아침마다 각 가정은 아침식사 준비와 아이들 등교 준비로 한바탕 전쟁을 치르기 일쑤여서 학부모들의 부담이 엄청난 것이 현실이다. 특히 우리 충북은 점차 한 부모 가정과 다문화 가정이 늘고 있고, 맞벌이 부부도 적지 않아 아침 식사를 거르는 학생들이 늘고 있어 교육청은 물론 지역사회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한 명의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나서야 한다'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다. 오늘 날 학령인구가 급속히 줄어들고 있어 걱정이다. 한명의 아이라도 소중하게 여기고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여야 한다.

콩나물이 어머니의 사랑과 관심으로 무럭무럭 자라는 것처럼 학생들도 선생님의 사랑과 관심으로 자란다.학교에서 아이들을 진정으로 사랑하지 않는다면 소금이 짠맛이 없는 것과 같고, 꽃이 향기가 없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유종렬 전 음성교육장
유종렬 전 음성교육장

충북도교육청도 학교 업무 부담 최소화, 학생 건강을 위한 신중한 메뉴 선택, 각계 의견을 취합 후 교육주체와 논의하는 등 내실 있게 추진한다고 하니, 내년부터 시범운영을 통해 문제점을 보완하고 개선해 나가면 될 것이다. 아침 간편식 제공 시행을 앞두고 그 누구도 학생들의 건강과 교육수요자인 학생과 학부모의 요구를 외면해서는 안 될 것이고 어떠한 형태로든 아침 간편식은 반드시 시행되어야 한다.

이제 하루빨리 아침 간편식 시행에 대한 논란을 멈추고 충북의 미래를 짊어질 우리 아이들의 건강을 위해 충북교육가족 모두 머리를 맞대고 아침 간편식 제공 사업 성공을 위해 온갖 지혜와 역량을 모아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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