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업무복귀 연말까지 교섭제안

건국대 충주병원 노조원들이 15일 서울 건국대에서 상경투쟁을 벌이고 있다. /보건의료노조 건국대 충주병원지부
건국대 충주병원 노조원들이 15일 서울 건국대에서 상경투쟁을 벌이고 있다. /보건의료노조 건국대 충주병원지부

[중부매일 정구철 기자] 건국대 충주병원 노조가 사측과의 갈등으로 사흘간 파업에 돌입했으나 노사간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파업이 재점화될 것으로 보여 지역 의료공백이 우려된다.

지난 13일부터 단체협약 해지 통보 철회와 충주병원 정상화를 위한 법인 투자 확대 등을 주장하며 파업에 들어간 보건의료노조 건국대충주병원지부(지부장 양승준)는 파업 3일째인 15일 조합원 100여 명이 서울 광진구에 있는 건국대로 올라가 상경 투쟁에 나섰다.

노조 측은 이날 단체협약 유지와 충주병원 정상화를 위한 투자 약속 이행 등을 재단 측에 촉구했지만 서로 입장 차이만 확인한 채 합의점을 찾지못했다.

앞서 병원 측은 단체협약이 불합리한 조항을 담고 있다는 이유로 지난 7월 협약 해지를 통보했고 노조 측은 내년 1월 15일 해지 시점을 앞두고 해지 철회를 요구하며 파업에 들어갔다.

건국대 충주병원 노조원들이 15일 서울 건국대에서 상경투쟁을 벌이고 있다. /보건의료노조 건국대 충주병원지부
건국대 충주병원 노조원들이 15일 서울 건국대에서 상경투쟁을 벌이고 있다. /보건의료노조 건국대 충주병원지부

양승준 지부장은 "(충주병원이)지역 의료공백 사태를 막아야 할 의료기관의 책임과 사명감을 저버린 채 '환자 강제퇴원'이라는 상식 밖의 강수를 두면서 파업을 장기화시키려 한다"며 "일단 사흘간 예정했던 파업이 끝난 만큼, 16일부터 현장에 복귀해 연말까지 노사교섭을 제안하고 성의있는 답변이 없을 경우, 내년 1월부터 전면 무기한 파업에 들어가겠다"고 경고했다.

또 "파업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집중교섭에는 모든 결정권한을 가진 학교법인이 반드시 참석해야 한다"며 "노조는 충주병원 정상화를 절대 포기하지 않고 충주시민들과 함께 완강하게 싸워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고순영 건국대 충주병원장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건국대 법인은 경영난에도 인력감축 없이 직원 고용을 최우선으로 하면서 경영난 타개를 위해 일부 단체협약 조항을 변경하려 했지만 노조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관련 법령에 따라 단협 해지 통보를 한 것"이라며 "현재 단협의 일부 조항은 병원 고유 권한인 경영권마저 침해하는 불공정 조항이 다수 포함돼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충북지방노동위원회 특별조정위원들이 조정기일이 9일 남은 지난 12일 병원 측과 사전 협의없이 병원을 방문, 병원 측 관계자가 불참한 가운데 전격 조정중지 결정을 내려 노조 파업을 정당화시켰다"면서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고 병원장은 "노조가 주장하는 단체협약 해지 철회 및 법인의 병원에 대한 투자 요구는 단체교섭의 대상이 아니고 쟁의행위의 대상도 아니라고 판단된다"며 "노조는 파업을 조속히 멈추고 경영 정상화에 나서달라"고 호소했다.

건국대 충주병원 노조원들이 15일 서울 건국대에서 상경투쟁을 벌이고 있다. /보건의료노조 건국대 충주병원지부
건국대 충주병원 노조원들이 15일 서울 건국대에서 상경투쟁을 벌이고 있다. /보건의료노조 건국대 충주병원지부

한편 이 병원 전체 380여 명의 직원 중 조합원은 340여 명이며 이번 파업에는 응급실과 중환자실, 수술실 등 환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필수 인력을 제외한 250여 명의 조합원들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파업으로 이 병원에 입원해 있던 114명의 환자들은 충주의료원 등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으며 외래 진료도 차질이 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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