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감식결과 전선 단락 등 미발견… 2차 정밀감식 결과 주목

목욕탕 여탕 내 감전 사고로 사망자 3명이 발생한 세종시 조치원읍의 한 목욕탕 입구에서 24일 오후 경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한국전기안전공사 등 합동감식반이 합동 감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목욕탕 여탕 내 감전 사고로 사망자 3명이 발생한 세종시 조치원읍의 한 목욕탕 입구에서 24일 오후 경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한국전기안전공사 등 합동감식반이 합동 감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부매일 장중식 기자〕성탄절 연휴기간인 24일 세종시 조치원읍 목욕탕에서 발생한 감전사고의 원인을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세종시와 경찰 등 관계기관이 3명이 숨진 이번 사고의 원인이 '감전으로 인한 심정지로 보인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사고가 난 목욕탕 건물은 지하 1층·지상 3층 규모로, 39년 전인 1984년 12월 사용 승인된 건물로 30여년 간 주민들이 이용해 왔던 곳이다. 지하 1층은 여탕, 지상 1층은 카운터와 남탕, 2∼3층은 각각 모텔로 사용됐다.

주말이면 동네 반상회나 작은 모임을 할 정도로 이용빈도가 높았던 곳인 탓에 사고 소식을 접한 주민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많았다. 일부 주민들은 “천장 곳곳에 금이 가고 노후화가 심해 안전사고가 우려됐던 곳”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문제는 이 목욕탕이 지난 6월 정례적인 전기안전점검을 받았고, 별다른 적발 사항이 없었다는 점이다.

경찰 합동감식반이 1차 조사 결과,“누전으로 인한 감전사로 추정된다”는 잠정 결론 외 이렇다 할 사고 원인이 규명되지 않은 상태다.

세종시와 관계기관이 현장을 둘러본 결과, 건물 측면에 부착된 배전함 밖으로는 일부 전선과 고무관 등이 삐져나온 채 방치된 사실이 확인됐다. 지하에서 발생한 연기 등을 배출하는 굴뚝형 환풍기 5대가 설치돼있었지만, 일부는 제대로 작동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후문 계단 옆에는 사용승인 이후 증축된 것으로 보이는 컨테이너 건물에 있는 히트펌프 등 각종 설비와 관, 등유 탱크 등 보조시설도 외부에 노출되는 등 관리가 허술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이 같은 정황이 이번 사고의 직접적 원인이라고 단정하기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건물 노후로 인한 누전 가능성 외 목욕탕 배수와 청소 등 건물관리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세종경찰은 온수탕 안으로 전기가 흘러간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건 파악을 위해 26일 2차 합동 감식을 실시하기로 했다.

소방당국과 전기안전공사 등과 합동으로 시행되는 이번 감식은 정확한 누전 원인을 밝히기 위해 배전함 등 전기공급시설을 집중적으로 살펴볼 예정이다.

1차 조사 결과, 전선 단락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사고의 핵심은 탕내로 전기가 흘러간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경찰은 목욕탕 내 구조를 살펴보고, 탕 내 기포 발생기 등도 조사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국립과학수사연구원도 정확한 사망 원인을 밝히기 위해 이날 오전 부검을 실시하기로 했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