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뜨락] 최병부 전 한국문인협회 서산지부장

상쾌한 봄바람이 싱그럽게 불어오던 5년 전 어느 화창한 봄날, 정지용 문학관을 찾아 옥천에 갔었다.

그때의 즐거움이 아직도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아 있다.

정지용 시인이 태어난 옥천은 참으로 빛나고 있었다. 시내 어디를 가도 정지용 시가 있고 그의 노래 향수가 옥천을 더욱 옥천답게 하고 있었다.

현대시의 시성이라 불리는 정지용 시인의 『향수』 의 배경이 된 실개천이 흐르는 생가를 거닐다 보면 저절로 읊조리게 되는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 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그리고 또한 "고향에 고향에 돌아와도 / 그리던 고향은 아니러뇨." 라는 고향의 첫 구절을 잊을 수가 없다.

지난 1974년에 허물어진 후 1996년 7월에 복원된 생가에는 돌담과 사립문, 초가, 우물 등이 자리 잡고 있어 시인의 어린 시절을 떠오르게 했다.

생가 뒷문으로 나서면 시인의 140여 편의 시를 비롯한 작품들이 전시 되어있는 문학관에는 정지용 시인의 삶과 문학, 인간미를 느낄 수 있는 영상물을 관람할 수가 있었다.

필자는 정지용 문학관을 관람하면서 문학에 더욱 정진하고자 몇 번이나 굳게 다짐을 했던가.

정지용 문학관을 뒤로하고 이어서 육영수 생가를 방문했다.

사랑과 봉사의 화신으로 국민으로부터 많은 추앙을 받았던 육 여사가 1925년에 태어난 장소이며 박정희 전 대통령과 결혼 전까지 살았던 곳이기도 했다.

한옥 99칸 고택은 조선 후기 양반집의 전형적 양식을 갖추고 있었으나 육 여사 서거 이후 폐가처럼 변해 완전히 철거되었다고 한다.

이후 생가터 상속권자가 옥천군에 부지를 기부했고 18년 전 복원 사업에 들어가 "교동집"이라 불리던 옥천의 명가가 되었다고 한다.

육영수 생가는 조상을 모시는 사당을 비롯하여 각종 부속 건물들이 들어서 있고, 건물 안쪽으로는 육영수 여사의 학창시절을 비롯한 생전의 모습들이 담겨진 사진들도 전시되어 있었다.

생가 뒤뜰에서 육영수 여사에 대한 상세한 해설을 해 주는데 여기서 또한 많은 감명을 받았다.

그날의 마지막 코스인 멋진 신세계라 불리는 옥천군 안내면 장계리 장계관광지에 도착하였다.

아름다운 대청호반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장계관광지는 도심 속 매연과 스트레스로 지친 관광객들을 위한 힐링 장소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잘 가꾸어진 산책로를 거닐다 보면 정지용 시인의 시문학 세계를 표현한 다양한 작품들을 감상할 수가 있었고, 이러한 작품들이 자연경관과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어 자연스레 시상을 떠오르게 만들었다.

옥천군의 민속자료를 모아놓은 전시관에서 관장님의 자세한 해설을 들으며 우리 조상들의 얼을 살펴보는 좋은 기회를 갖기도 하였다.

향토전시관을 나와 한적한 대청호를 감상하며 여유롭게 산책을 즐겼다.

언제 또 올지 모르는 아름다운 풍광을 배경으로 카메라에 맘껏 담으며, 장계관광지를 뒤로했다.

그렇게 아름다운 기억 속에서 성숙이란 또 하나의 돌을 쌓는 기회가 되었고, 내 인생의 노트에도 기록의 한 페이지로 영원히 남을 것이다.

아울러 우리는 멋진 관광을 통하여 행복의 지혜를 얻어야 하겠다.

"행복은 선(善)을 내 것으로 함으로써 얻는 것이며 선의 내용은 영원성이 있다. 그러기 때문에 우리가 영원히 지낼 수 없는 것에 마음을 붙이고 살아선 안된다."라고 <플라톤>은 갈파했다.

누구나 자신이 행복에 젖어 있다고는 생각지 않는 것 같다. 그러나 순간 순간 마다 우리는 행복을 느끼는 경우가 있다. 흔히 행복이라는 건 자신의 생활에 만족하는 상태를 말한다. 하지만 자신의 생활이 만족하다고 느껴지지가 용이한 일이 아니어서 행복감에 젖기가 흔치 않은 것 같다. 그러나 만족내지 행복은 스스로 노력함으로써 얻어질 때 값진 것이다.

최병부 전 한국문인협회 서산지부장
최병부 전 한국문인협회 서산지부장

이처럼 행복은 저 멀리에 있는 것이 아니라 아주 가까운 곳, 즉 우리들의 마음속에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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