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뜨락] 김전원 전 청주교육장

백성들의 마음은 저버릴 수가 없다는 민심(民心)이 곧 하늘의 뜻인 천심(天心)이 라고 한다.

우리 주변에서 목소리 큰 사람 몇몇이 중구난방으로 지껄여 대는 걸 민심이라 할 수는 없고, 적어도 많은 사회 구성원에 관련되는 관심사에 대해 제시되는 각종 의견 중에서 대다수의 지지를 받는다고 인정되는 의견 공감(共感)을 민심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백성들의 마음이 흘러가는 향방을 알기 위해 국민 모두의 마음을 짧은 기간에 살필 수 없어 요즘에는 여론조사 방법으로 민심의 흐름을 파악한다.

이는 어떤 사회 집단의 정치·사회적 등의 여론을 알아보기 위한 것으로 대상자의 나이, 성별, 지역, 종교, 직업, 학력, 소득 등의 요소에 따라 성향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조사 목적에 맞게 표본의 구성을 조정하는 등의 절차를 거쳐 실시한다.

이때 표본의 양이 너무 적거나 특정 집단 등에 치우치게 되면 그 가치를 상실하게 되어 조사 결과에 대한 신뢰도를 잃게 된다.

어떤 때는 여론이 조작되었을 거라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하니 무엇을 믿고 따라가야 하는가?

조선시대는 도성 안팎이나 지방의 민심 동향을 살피기 위해 임금은 야행했고, 어사는 암행하면서 선정 여부를 파악하여 바른 정치가 되도록 무진의 애를 쓰기도 했다.

그때도 뜬소문을 퍼뜨려 민심을 동요시키거나 정변 구실을 만들어 사회적 혼란을 일으키기도 했으니, 긍정의 어떤 민심이 발생하면 그 전복 수단으로 여론 조작행위가 뒤따랐나 보다.

이런 게 사람의 본성인가?

정치·사회적 일에 관련된 이들은 그 일과 관련한 민심의 향방을 알기 위해 동분서주하며 안달하지만, 변화무궁한 민심은 쉽게 제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기도 한다.

최종결과와 가장 근사할 거라는 출구조사 결과도 때로는 의외의 모

습을 나타내기도 한다.

어떤 집단의 출마자가 떡 떼먹듯이 지원을 약속한 이들의 투표에서 얻은 게 겨우 자기 한 표뿐인 걸 알았을 때 그는 미칠 지경에서 졸도했다던가?

수천 길 물속의 용왕님이 한자 가웃의 토(兎) 생원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거나 열길 백 길의 물속도 아닌 한길 안팎의 사람 속은 어딜 가야 제대로 만날 수 있을까?

부모가 자식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는 것이 우리만의 정서일까?

민심의 향방 조사가 그런 식이면 응답자는 진(陣) 칠 곳을 금방 알아채서 겉과 속이 다르게 표출하는 이가 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속마음을 제대로 전달하는 이들이 훨씬 더 많다고 한다.

그래서 흐름의 대강을 알고 다음을 준비하는가 보다.

그런 속에서 나는 어떤 유형인가?

민심의 흐름 파악이 필요한 건 보통, 평등, 직접, 비밀선거의 정치판만이 아닐 게다.

다른 큰일을 시작하려는 이들이 다양한 정보를 통해 국내외의 문화

흐름을 탐색 예측하거나 방방곡곡의 족집게 무속인을 찾아 그 일의 성패 여부에 대한 의견을 모아 정리해보는 일들도 그럴 것이다.

그래서 대표성이나 신뢰수준이 극히 희박한 최소규모의 조사 결과는 믿거나 말거나인가?

믿음직하게 꼭 집어내는 민심은 대체 어디에 있는 거지? 민심이란 본래 변화무쌍해서 종잡기가 어렵지만, 어차피 개관하는 것이니 신뢰 정도의 무게도

그 수준에 맞추면 되리라. 대면 대담에서도 면전 복배하는 이도 있지 않던가?

당신은 진위의 어느 편에서 얼마나 초심이었나?

목화솜 짐 지고 개울 건너던 당나귀는 아니겠지요?

민심은 내 뜻을 펼쳐 놓은 바로 그곳에 있다.

그건 내가 땀 흘린 만큼 나타나는 건데, 일상에선 노력하지 않고 필요할 때만 공감이기를 기대하는 건 씨도 뿌리지 않은 땅에서 대풍을 꿈꾸는 것과 무엇이 다를까?

정의와 신뢰를 벗어난 불순으로는 뒤틀린 여론을 바로 잡을 수 없다.

김전원 전 청주교육장
김전원 전 청주교육장

그들을 당신의 뜻에 맞추려면 상대의 마음을 살펴 당신 품에 안기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 방법을 찾아 실천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만큼이나 어렵다.

그래서 민심이 천심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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