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비용 부담 난색… 도입 '좌초' 위기
목표 120명에서 60명으로 감소
대학 자체 성과…실제 '0명' 난항
외국어 능력 학생들 수도권 선호
도 "추진 어렵다" 인정, 대안 마련

편집자

김영환 충북지사는 올해 주력사업으로 충북형 K-유학생 제도를 내세웠다. 타 지역과 차별화되는 지원책으로 유학생 1만명을 유치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사업의 핵심인 기업초청장학생 제도가 무산되면서 사업추진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에 3회에 걸쳐 K-유학생 제도의 문제점과 앞으로의 과제를 살펴본다.

 

 

김영환 충북지사가 지난 10일 충북도청 브리핑룸에서 '충북도 K-유학생 1만명 유치'를 위한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 신동빈
김영환 충북지사가 지난 10일 충북도청 브리핑룸에서 '충북도 K-유학생 1만명 유치'를 위한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 신동빈

[중부매일 신동빈 기자] 김영환 충북지사의 주력사업인 '충북형 K-유학생 제도'가 시작도 전에 좌초위기에 놓였다.

중부매일 취재에 따르면 충북도는 지난 2월 말 '기업초청장학생 제도(이하 기업장학생제)'의 추진이 불가한 것으로 결론을 냈다. 당초 120명 수준이었던 첫 학기 K-유학생 유치 목표도 60명 수준으로 줄였다. 이마저도 K-유학생 제도를 통한 입국이 아닌 대학 자체사업에 따른 성과다.

김 지사는 지난 1월 10일 "충북형 K-유학생 제도 1만명 유치가 본격화 됐다"고 선언했다. 당시 김 지사는 기업장학생제를 활용하면, 상당수의 유학생이 충북으로 올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런데 지사 발표 한 달여 만에 사업은 원점으로 돌아갔다.

해외 유학생이 충북 등 우리나라에서 교육을 받으려면 재정보증을 해야 한다. 충북의 경우 유학생이 재정보유 내용을 입증(학위과정은 연간 1천600만원 이상, 어학연수 과정은 연간 800만원 이상)해야 법무부 비자심사 대상이 된다.

도는 재원을 기업에서 끌어오려는 계획을 세웠다. 기업장학생제를 통해 유학생들의 재정보증을 기업이 대신 해주고, 유학생은 그 기업에 취직, 급여로 재정보증금을 갚아나가는 방법이다. 이에 도는 최근 두 달 여 간 도내 중견기업 다수와 접촉, K-유학생 제도의 취지를 설명하고 참여를 요청했지만 기업들은 이를 고사했다. 기업 측은 유학생 인력이 필요한 것은 맞지만, 1인당 막대한 재정 부담에 난색을 표했다. 또 기업이 원하는 한국어·영어 가능 유학생들은 충북이 아닌 수도권 대학을 선호하는 것도 유학생 유치의 어려움 중 하나다.
 

김영환 충북지사가 지난 16일 K-유학생 유치 방안 논의를 위해 충북도 명예대사, 국제자문관 등 30여명과 영상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충북도
김영환 충북지사가 지난 16일 K-유학생 유치 방안 논의를 위해 충북도 명예대사, 국제자문관 등 30여명과 영상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충북도

K-유학생 시행 첫 학기 유학생 유치 0명의 위기에 놓인 도는 대학의 유학생 유치실적을 끌어왔다. 올해 충북에는 60여 명의 K-유학생이 입국할 예정이다. 이중 30여 명은 충북도립대와 라오스 국립대 간 '학점 교류제'를 통한 입국이다. 나머지 30여 명은 충북보건과학대학교가 산업자원부 국가뿌리산업진흥센터로부터 선정된 '뿌리산업 외국인 기술인력 양성대학' 사업으로 유치했다.

기업장학생제가 무산되면서 충북형 K-유학생 제도는 기존 대학들이 추진하던 일반 유학생 제도와의 차별성을 잃었다.

도 관계자는 "기업초청장학생제의 추진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 제도적으로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구체적 논리 개발을 하고 있다"며 "법무부 등에 지속적으로 건의해서 여러 문제를 해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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