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종렬 / 충북교육사랑회장, 원봉초 교장
옛 유태 속담에 '물고기 한 마리를 주면 하루밖에 못살지만 잡는 방법을 가르치면 평생을 잘살 수 있다'는 말이 있다. 단순한 지식인 보다는 지혜로운 인간으로 키워야 한다는 뜻인 것 같다.

외국의 어느 학자가 한국의 어머니를 보고 "자녀를 위해서는 목숨까지도 아끼지 않는 훌륭한 어머니이지만 반대로 자녀를 가장 불행하게 만드는 것도 바로 한국의 어머니들이다"라고 지적했다는 말이 생각난다.

부모의 과잉보호와 과잉기대가 결국 아이들의 장래를 그르치게 만드는 것이 아닌지 모른다.

"우리 아이가 어떤 아이인데…" "하나 밖에 없는 내 자식인데…" 이렇게 성화를 부리는 학부모를 흔히 볼 수 있다. 대장장이가 쇠붙이를 가지고 불에 달구고 망치로 두들겨서 모형을 만들고 또 쇠를 강하게 만들고자 하면 불에 달궈진 기구를 물속에 넣었다 뺀다. 반대로 연하게 만들고 싶으면 서서히 물속에 넣어 식힌다.

교육도 이와 크게 다를 바 없는 이치가 아닌가 싶다. 요즘 아이들은 참을성이 없고 의지가 약하며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스스로 처리하지 못하는 경향이 많아 극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 어린이라고 해서 항상 어린이일 수 없고 요람에서 무덤까지 항상 부모의 보호 밑에서 살아갈 수만은 없다. 그래서 힘들고 어렵고 곤란한 일을 참고 견디며 스스로의 지혜로 풀어가는 홀로서기를 배우지 않으면 안된다.

이제부터라도 가정에서는 자녀에게 과잉보호로 이기적인 인간교육을 하기보다 더불어 사는 지혜를 가르쳐야 한다. 많은 부모들이 자녀를 과잉보호하려 하고 내자녀가 최고라는 생각으로 최고만을 지향하다 보니 오히려 교육의 역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사실 부모의 눈으로 보면 자식은 이래도 예쁘고 저래도 예쁘기만 하다. 남이 하면 어설픈 행동마저도 내 자식이 하면 그저 신통하기만한 법이다. 남들이 다하는 것도 내 자식이 하면 더 귀여워 보인다.

일부 부모의 과잉보호로 겁나는 것 없이 오만하게 자란 요즈음 아이들, 행동은 이기적이고 교만해도 공부만 잘하면 최고라고 인정받고 자란 아이들이 올바른 행동이나 인간다운 삶을 알 턱이 없다.

남이야 어떻든 자신만 편하고 즐거우면 무엇이든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생각이 그들을 지배하고 있어 걱정스럽기 짝이 없다.

아이들은 '무한한가능성'이라는 이름의 나무라고 생각한다. 억지로 빨리 자라게 할 수도, 자신의 노력 없이는 훌륭한 나무도 될 수 없다. 우리 모두는 그저 나무가 잘 크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가끔씩 물을 주고 비료도 주어 가며 병충해가 들지 않나 정성을 다해 돌보는 일을 할뿐이다. 비바람이 불거나 눈보라가 쳐도 나무 자신이 이겨내며 스스로 거목으로 자라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우리 어린이들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 강인한 인간으로 자랄 수 있도록 다같이 노력하고 관심을 가져야 할 때라고 확신한다. 유종렬 / 충북교육사랑회장, 원봉초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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