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 충북경실련 시민사업팀장

▲ 허영 충북경실련 시민사업팀장
며칠 있으면 추석이다. 추석을 맞으면서 차례음식을 준비하거나 가까운 지인들에게 줄 선물을 사기도 한다. 아마도 동네시장이나 대형마트를 돌아보며 준비하거나 집에서 인터넷으로 선물을 주문하기도 할 것이다.

그런데 매번 명절이 돌아오면 항상 나오는 뉴스가 있다. 이번 차례상은 얼마정도의 비용이 들것이고 시장과 대형마트를 비교해보면 얼마의 차이가 난다는 등의 뉴스인데 거의 매번 재래시장을 이용하는 것이 몇 %정도 싸게 준비할 수 있다고 말한다.

청주의 재래시장은 12곳에 있다. 시장의 규모도 각각이고 주로 파는 품목도 각각이다. 주변의 상황에 따라 자연스럽게 형성된 재래시장들은 많은 상인들의 삶의 터전이면서 지역경제의 바탕이다. 추석을 맞아 북적거리는 재래시장은 활기찬 모습이다. 하지만 이러한 재래시장들에 가보면 하나둘 문을 닫은 점포들이 눈에 띈다. 예전에 비해 살기 힘들어졌다는 푸념들이 들리기도 한다.

많은 원인들이 있겠지만 그 원인 중에 하나는 대형마트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 청주에는 3개의 홈플러스를 비롯해 7개의 대형마트가 존재한다. 유통시장이 거의 포화에 이를 정도이다. 더 이상의 대형마트입점이 어려워지자 이제는 골목마다 SSM이라는 슈퍼마켓을 이용해 주변의 상권을 장악해 나가기 시작하고 있다. 지역자본의 역외유출이라든지 주변상권이 죽게 된다는 문제들은 많은 분들이 알고있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여전히 대형마트들은 많은 사람들로 붐비고 대기업들은 더 많은 점포를 만들기 위해 준비중이다.

이것을 단순히 자본력이 우수한 유통회사들의 횡포라고 말하기에는 설명이 부족하다. 또 하나 중요한 이유는 소비자들의 인식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아무리 재래시장이 싸고 좋은 제품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어도 일단은 불편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대형마트로 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6월부터 시작된 홈플러스 불매운동은 이제 100일이 넘어가고 있고 만명이 넘는 청주시민들이 불매운동에 서명을 했다. 청주시의 각동마다 홈플러스 불매운동을 선언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대형마트에서 물건을 사고 있다.

심지어는 홈플러스 불매운동에 동참하자며 집회를 하고 있는 앞으로 물건을 사기위해 대형마트로 들어가는 사람들도 있다. 수십번의 선언이나 많은 서명의 숫자보다 중요한 것은 함께 동참해주는 행동을 하는 것이다. 거창하게 불매운동에 참여하지 않아도 된다. 그저 가까운 재래시장에서 자주 물건을 사면된다.

그리고 이 문제가 바로 이웃의 문제,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의 문제, 남들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문제이고 누구의 이권을 지키는 일이기보다는 지역 경제를 위하는 일이라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

이번 한가위에는 재래시장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장을 보러가는 모습을 보았으면 한다. 그리고 나와 그들이 아닌 우리의 문제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는 한가위가 되길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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