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영 前 청주고 교장

하늘이 맑고 푸르다. 오랜만에 코스모스길 따라 달리다보니 가을의 한가운데 와 있다.

중추가절(仲秋佳節), 들녘에는 농부들의 땀이 결실을 맺어 추수를 앞두고 있고 진학을 앞둔 일반계 고등학교에는 밤이 깊도록 불야성을 이룬다.

풍년이 들어도 수입개방 앞에 농부들의 시름은 늘어가고 깊어가는 가을, 대자연 속에 우정을 키우며 호연지기(浩然之氣)를 길러야 할 청소년들은 잦은 입시제도의 변화 속에 갈피를 잡지 못하는 것이 작금의 상황이다.

대자연 앞에 서면 왜소한 인간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사계절의 변화 속에 전개되는 조국의 아름다운 강산을 바라보며 조국 예찬론을 전개했는데, 오늘 우리 앞에 전개되는 해외로 떠나는 이민자의 모습이나 조기유학의 열풍, 기업의 해외이전 등 많은 생각을 하게하며 씁쓸한 여운을 남긴다.

나라를 잃은 어렵고 힘든 속에서도 우리는 희망을 잃지 않고 국권회복을 위해 몸 바쳐 지켜온 나라가 아니었던가. 10.28보궐선거를 앞두고 정치판은 온통 선거의 열풍이 몰아치고 있다. 말의 성찬에 현혹되지 말자. 논어(論語)에 민무신불립(民無信不立)이라고 믿음이 가장 소중함을 강조했다.

옥석(玉石)을 가려 우리에게 믿음이 가고 꿈과 희망을 주는 후보를 뽑자. 정책 당국자는 나라살림의 방향에 따라 농민들, 기업인들, 청소년들의 삶의 방향과 모습이 달라짐을 명심해야 한다. 땀 흘려 일하는 농민과 기업인들에게는 어려운 국제여건의 변화 속에 희망을 갖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정책적 배려가 있어야겠다.

교육은 국가의 백년대계(百年大計)라고 하지 않는가. 청소년들은 국가의 동량이요, 청소년들이 바르게 성장해야 이 나라의 내일이 밝다. 오늘 우리의 현실은 인성(人性) 교육의 부재요, 정체성이 흔들리는 시대적 상황 속에서 오직 입시에만 매달리고 있다. "뜻이 있는 곳에는 길이 있고", "위기는 찬스"라고 하지 않는가. 우리는 내외로 닥치는 어려운 여건 속에 국민 모두가 한마음으로 위기를 벗어나는데 힘을 모아야한다.

최근 들어 학교에서 입간판 등 교육에 관련된 구호의 성찬을 발견하게 된다. 근시안적 안목에서 벗어난 먼 내일을 생각하는 정책적 기조 아래 우리 모두는 어려움을 이겨내는 참을성과 용기를 갖고 희망의 노래를 부르자. 화엄경에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모든 것은 오직 마음이 짓는다"고 했다.

밀턴의 말과 같이 "마음속에 천국도 있고 지옥도 있다". 우리는 오랜 역사 속에 대자연의 재해 속에서도 이를 이겨내며 오늘의 문명을 이루어 왔다. 괴테는 "희망이 있는 곳에 행복의 싹이 움튼다"고 했다. 무한경쟁의 세계화 속에 닥쳐오는 어렵고 힘든 세파(世波)를 희망의 노래를 부르며 이겨내노라면 밝고 희망찬 내일을 기대하게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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