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게서 풍기는 향기가 그 사람의 이미지를 가늠한다. 아무리 좋은 향수를 뿌린다고 해도 근본적으로 몸 내부에서 우러나오는 냄새, 특히 숨 쉴 때마다 말할 때마다 입에서 풍기는 오묘하고 쾨쾨한 냄새는 불쾌한 느낌을 주며 대인 관계를 회피하게해 사회생활에도 문제를 일으킨다. 그래서 입냄새(口臭,구취)의 원인을 찾아내어 그에 따른 적절한 치료를 해야만 한다.

입냄새는 왜 날까. 크게 생리적인 경우와 병리적인 경우로 나눌 수 있다. 생리적인 경우는 첫째 침의 분비가 줄어들면 입안의 세균들이 증식하기 때문에 냄새가 난다. 보통 아침에 일어나서 나는 입냄새와 나이가 들면서 나는 경우가 이에 해당된다. 둘째 불결한 구강위생으로 입안에 프라그나 음식찌꺼기가 남아 있거나 틀니나 치아교정기에 이물질이 끼여서 냄새가 난다.

병리적인 경우는 첫째 충치, 치주염, 치은염, 구내염 등 구강내 질환이 발생해 입냄새가 나게 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한 질환 1위가 바로 구강내 질환인데, 통계적으로 성인 10명 중 9명은 하나 이상의 잇몸질환을 앓고 있다고 한다.

입냄새는 쌓인 치석과 舌苔(설태)가 부패되면서 발생하는데, 이런 경우 치과적 질환에 대한 치료와 함께 정기적인 스케일링과 올바른 양치로 구강 건강을 관리할 수 있다.

둘째 위장관의 이상으로 소화불량, 위암, 위장의 음식물이나 위액이 식도로 올라오는 위식도 역류가 입냄새를 일으킨다. 많은 스트레스와 기름진 음식으로 인해 더 심해지기도 한다.

셋째 코의 이상으로 비염, 축농증, 코안의 이물질, 콧속의 종양 등이 있을 때 코의 점막에 변화가 생겨 세균이 증식하고 냄새가 나게 된다. 넷째 肺(폐)의 질환으로 기관지염, 폐렴, 기관지 확장증, 결핵, 폐종양 등으로 입냄새가 난다.

다섯째 전신성 질환으로 비타민 결핍, 당뇨병, 알코올 중독, 임신, 결핵, 요독증, 간질환, 류마티스 질환, 고열, 탈수 등으로 입냄새가 난다. 당뇨병 환자는 몸 속 포도당을 이용하지 못해 지방을 대사 시켜 에너지를 얻게 되는데 이것이 혈관을 거쳐 폐를 통해 아세톤 냄새나 연한 과일향을 내기도 한다.

치료도 원인에 따라 해야 한다. 우선 전신질환이 있나 확인하고 그 외의 원인에 대하여도 진찰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흔히 입냄새 제거제를 사용하는데 이는 근본적인 치료가 아니라 단순히 냄새를 가려주는 것이고 알코올 성분이 함유되어 있는 것들은 입을 마르게 해 냄새를 더 악화시킬 수 있다. 음식을 먹으면 일시적으로 입냄새가 줄어드는데 이는 침이 많이 나와 일단 입안이 깨끗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당근, 오이 등을 섭취해 침이 잘 나오게 하고, 입냄새를 일으키는 고단백 · 고지방 식품인 치즈와 우유, 요구르트, 아이스크림, 육류, 음주와 흡연, 산성 음식인 커피와 오렌지주스, 황을 함유한 양파와 마늘, 당분을 함유한 껌과 사탕 등을 피하는 것이 좋다.

/이정구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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