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선 백석대 법정경찰학부 교수

지난해 故 노무현대통령의 자살은 큰 사회적 파장을 불러일으켰으며, 최근 또 다시 故 최진영씨의 자살로 인한 충격으로 '베르테르의 효과'가 우려되는 가운데 이에 대한 대책이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

1774년 독일의 문호인 괴테의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서, 남자 주인공인 베르테르는 자신이 사랑하는 로테와의 사랑을 이루지 못하자 권총으로 자살하게 된다.

이 소설이 19세기에 유럽에서 많은 젊은이들 사이에서 폭넓게 읽혀지게 되었고, 그 결과 그 시대 유럽의 젊은이들 사이에 자살이 유행처럼 번지자 이 책이 판매금지가 되기도 하였다. 이러한 현상에 비유하여 사회적으로 유명한 사람 혹은 자신의 삶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사람의 죽음을 따라 자살하는 상황을 일컬어 '베르테르의 효과'라 명명하였다.

2009년 우리나라 자살사망률이 인구 10만 명당 17.8명으로 경제개발협력기구 국가 중 최고수준이다. 특히 경제위기였던 IMF이후 자살사망자는 42.1%로 급증하였으며, 15세 이상 인구 중 7.2%가 자살충동을 느껴본 경험이 있다는 연구결과와 함께 전체 사망원인 중 자살이 4위를 차지하는 등 자살은 이미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 전체의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자살의 주된 원인이 무엇이든 간에 이로 인한 문제는 실로 그 파급의 효과가 크다 할 수 있다.

자살강국으로 일컬어졌던 일본정부는 2006년 6월 자살에 대한 책무를 부과하는 '자살대책기본법'을 제정하였다.

이는 자살자 한명의 생명이라도 감소시킨다는 취지에서 본격적인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한 조치에서 제정하여 국가와 지방공공단체 등의 책무를 분명히 하는 것과 동시에 국민이 건강하고 삶에 대한 보람을 느끼며 살 아 갈 수 있는 사회의 실현에 기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다.

자살이 사회문제화 되면서 자살에 대한 국가의 책무에 관하여 지정하고, 전용 상담창구의 신설, 자살자의 가족들에 대한 정부의 대응 및 지원에 관한 내용은 세계 여러 나라에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으며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최근 일본은 자살강국이라는 오명으로부터 벗어나고 있다.

연일 계속되고 있는 자살로 인한 베르테르의 효과를 막기 위해서는 원활한 사회적 의사소통 장치를 마련하여 예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복잡한 현대사회에서 외로움은 주위에 아무도 없을 때가 아니라,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 있을 때 엄습한다. 홀로 있어서가 아니라 외톨이로 여겨지는 군중 속에서의 고독을 느끼는 이들이 주변에는 없는지 돌아볼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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