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완 / 농협 청주교육원 교수

지난 2월 캐나다 밴쿠버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기간 내내 행복했다. 내가 금메달을 딴 것도 아닌데 왜 이리 좋았을까. 행복이란 비밀의문을 두드리게 된 이유이다.

봄이 와서 꽃이 피는지 아니면 꽃이 피어나기 때문에 봄이 오는지 아리송하다. 행복에도 우선순위가 있을까. 아침편지로 유명한 고도원은 "자기가 먼저 행복해야 하고, 그 다음은 다른 사람과 더불어 행복해야 한다"라고 말한다.

누군가로부터 '요즘, 행복하십니까?' 라는 질문을 받게 된다면 어떤 답을 할 수 있을까. '행복해서 살 맛 납니다.' 라는 답보다 '죽을 맛 입니다.'라는 말에 익숙해져 있지만 기죽을 필요는 없다. "불행이란 원금 없이는 행복이란 이자를 받을 수 없다."고 김미경 작가가 희망을 주기 때문이다.

행복은 요구하고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주어지는 것이라고 한다. 우리에게 주어진 행복이란 선물을 찾는 여행을 떠나보자.

지금 이 글을 읽을 수 있는 정상적인 시력을 가진 것만으로도 행복이고 아름다운 자연을 감상할 수 있고 삶의 지혜를 주는 좋은 글과 데이트를 할 수 있는 것은 큰 축복이다.

일상에서 누군가와 감동을 주는 목소리로 자신의 생각을 나누고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은 큰 행운이고 행복이다.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고, 건강한 치아를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큰 행복인지 틀니를 쓰고 계신 부모님만 봐도 알 수 있다.

'무소유'로 큰 울림을 남기시고 입적하신 법정 스님의 말씀이다. "맑은 가난이란 많이 갖고자 하는 욕망을 스스로, 자주적으로 억제하는 일입니다. 지금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만족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더 바라는 것이 없어야 합니다. 조금 모자란 것에 만족하는 삶은 어리석음이 아니라 지혜입니다."

내가 지금 가지고 있는 것에 대해 만족하지 못하는 것은 남과 비교하는 병에 걸려있기 때문이다. 친구는 50평형 아파트에 살고 있는데 나는 20평형이라고 비교하는 순간 행복은 달아나 버린다. 어떤 개인이라도 이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절대적인 독립된 존재라는 사실을 인식할 때 비교하고 싶은 마음을 떠나게 할 수 있다.

예전에 읽었던 프랑수아 를로르의 '꾸뻬씨의 행복여행' 책에 나오는 행복을 측정하는 4가지 방법이 자꾸 생각난다. 첫째, 사람들에게 하루에 몇 번이나 즐거운 감정을 느끼는지 둘째, 자신의 삶이 만족스러운가를 묻고 셋째, 몰래 카메라나 다른 방법을 통해 얼굴 표정을 관찰하고 넷째, 사물을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물어보면 행복지수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 행복하기로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행복해질 수 있다.이 말 안에 "요즘, 행복하십니까?" 라는 질문에 "아, 물론이지요. 살 맛 납니다"라고 당당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답이 들어있다.

"성공은 행복의 열쇠가 아니다. 그러나 행복은 성공의 열쇠이다"라는슈바이처의 말이 가슴에 와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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