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시호 음성 대소초 교사

로마, 나폴리, 피렌체, 베니스 등을 여행하다보면, 산타 루치아, 돌아오라 소렌토로, 오솔레미오 , Time To Say Goodbye 등의 음악이 많이 들린다. 이 노래들은 최고의 테너 가수 카루소와 루치아노 파바로티, 시각 장애인 안드레아 보첼리 등 많은 가수들이 즐겨 부르던 곡이다. 이 곡들은 서양인들도 즐겨 듣는 것 같고, 우리도 학창시절 음악시간에 많이 불렀다.

지난여름 이태리를 여행하면서, 나폴리의 아름다운 풍경 때문에 '나폴리를 보고 죽어라!' 라는 속담을 들었다. 눈이 시리도록 푸르른 나폴리는 정말 아름답고, 근처에 있는 카프리섬은 지중해 바다가 보여서인지 로마황제와 유명인사들 별장이 많다.

우리가 즐겨 부르는 '돌아오라 소렌토'는 나폴리만의 어항 이름으로 그곳 풍경의 아름다움을 찬양한다. '산타 루치아'는 나폴리 수호신의 이름이며, 나폴리 어부들 사이에서 애창되어 오늘에 이르렀다. 이처럼 나폴리가 음악과 요리가 발전한 이유는, 전설의 가수 카루소 때문이다.

카루소는 20세기 초에 오페라의 황금시대를 구축했다. 이렇게 이탈리아 음악은 오페라로 연결되어 이탈리아 오페라 작곡가 푸치니, 베르디를 세계적인 음악가로 키웠다. 인간은 누구나 좋은 음악에 가슴을 열고, 음악과 요리에 도취되면 마음이 사르륵 녹는 것 같다.

음악을 이야기하면, 독일에서 활동한 작곡가 윤이상과 스페인에서 활동한 안익태선생이 생각난다. 윤이상 선생은 고향이 경남 통영이며, 통영은 바다의 아름다움 때문인지 예술가가 많이 태어났다. 작년 여름 통영 미륵산에서 한려수도를 바라보았는데, 아름다움이 이번에 방문한 나폴리처럼 멋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통영은 소설가 박경리, 극작가 류치진과 동생인 시인 류치환, 김춘수, 시조시인 이영도 등 문화 예술가들을 많이 배출했다. 통영항구는 섬과 섬 사이를 잇는 해안선과 밤바다에 명멸하는 어화(漁火)들, 전원풍경 등이 멋진 조화를 이루기 때문에 예술가가 많이 활동하는 것 같다.

전망대에서 본 통영 바다는 동양의 나폴리라 칭하며, 수많은 여객선, 화물선, 어선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항구를 드나드는 모습은 한국의 최고 미항(美港)임을 실감한다. 이순신장군이 활동한 한산도가 한눈에 들어오고, 아름다운 사량도, 매물도, 소매물도 등 수 많은 섬들을 보면서 천지를 창조한 조물주의 힘이 크다는 것을 알았다. 눈이 시리도록 푸르른 한려수도를 생각하면, 이번에 다녀온 카프리 섬의 아름다움에 뒤지지 않음을 느꼈다.

우리는 여행을 통해 새로운 것을 알게 되고, 누구나 삶을 돌아볼 여유를 가지게 되는 것 같다. 세상을 살면서 잘나간다고 오만하거나 우쭐할 게 아니라 주변을 잘 살피며 살았으면 한다. 이제 가을의 시작이다. 가을 기운이 거리에 가득 찰 때, 예술과 우리의 삶은 더욱 빛날 것 같다. 높고 푸른 가을하늘을 보면서, 좋아하는 책과 미술, 음악, 영화도 보고, 우리 모두 마음을 넉넉하게 나누고 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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