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규식 건양대 의공학과 교수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한국 대표 팀이 보여줬던 정신력이 바로 헝그리 정신입니다. 이 정신은 '성취에 대한 배고픔'으로서 거스 히딩크 감독의 승리의 배고픔이라는 말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당시 한국 대표 팀의 목표는 월드컵 사상 최초의 1승 달성을 통해 16강에 진출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히딩크 감독은 16강 진출을 달성한 직후 기자회견에서 "나는 아직도 배가 고프다"라고 하면서 여기서 주저앉아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대표 팀 선수들과 전 국민에게 선포했지요.

결국 우리나라는 4강 진출이라는 위대한 기적을 일궈낼 수 있었습니다. 반드시 성취하고야 말겠다는 굳은 의지로 역경을 헤치고 기적을 이룬 것입니다.

시험 하루 전날에는 누구나 열심히 공부를 합니다. 하지만 보통 때에는 그렇게 하는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매일 내일이 시험인 것처럼 긴장할 수 있다면, 게임에 몰두하지 않을 것이며, 잡생각이 들 리가 없을 것입니다. 없던 인내심도 생기게 되지요.

어떤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긴장해야 합니다. 오늘 하루를 놓치면 치명적인 실수가 된다는 사실을 잘 알아야 합니다. 하루 하루가 뒤로 밀려나서 결국은 목표로부터 멀어지게 되는 것이지요. 그러니 나중에 일어날 최악의 상황을 상상하며, 긴장하고, 실천에 옮기는 것이 중요합니다.

알고 있는 것과 실천하는 것은 다릅니다. 물론, 실천이 더욱 어렵고 어려운 만큼 값집니다. 우리가 자꾸 미루는 가장 큰 이유는 오늘 또는 내일 하기로 한 약속들이 지키지 않더라도 당장 큰일이 일어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매일 1시간씩 영어공부를 하기로 마음을 먹었는데, 오늘 또는 1주일 동안 공부를 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사실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으며, 문제도 생기지 않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1~2년 지난 후에는 엄청난 차이를 느끼게 될 것입니다. 긴장과 스트레스가 마냥 나쁜 것만이 아닙니다.

적당한 긴장과 적당한 강도의 스트레스는 오히려 일의 진척을 도와주고 삶을 빛나게 해줍니다.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음을 감사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내게 일들이 일어나는 모든 것들을 감사해야 하는 것입니다.

경쟁 원리와 위기 의식은 적당한 긴장감과 활력을 불어 넣어 개인 또는 조직의 발전에 크게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가 공산주의를 보아왔듯이 경쟁이 없는 개인이나 사회는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물론 경쟁의 과정이야 힘들겠지만, 그것을 이겨내는 과정에서 강인한 힘이 길러지고, 어떤 상황도 극복할 수 있는 자생력이 생깁니다.

그러므로 경쟁을 통해 개인이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장점은 어떤 위기 상황에서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내성을 갖게 되고, 그것이 자신감의 강화와 직결된다는 점입니다. 타인과의 경쟁에서 이기는 것도 필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자신과의 경쟁에서 이기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과의 경쟁에서 물러서거나 아예 경쟁 자체를 피하려는 사람들은 대부분 그 이전에 자기 자신과의 경쟁에서 이미 패한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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