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시호 음성 대소초 교사

30여 년 전 미국의 플로리다반도 '올랜도'에 여행을 간적이 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관광지인 그곳에서 '와인'을 처음 마셔보았는데, 캘리포니아 와인이었다. 그 후 유럽을 여행하며, 프랑스와인, 독일와인, 이탈리아 와인 등을 마셔보니 술마다 고유의 특성이 있는 것 같았다.

지난 여름방학에 서유럽을 여행하며, 이탈리아 와인의 유명세를 경험했다. 이탈리아에서는 와인, 피자, 젤라또, 에스프레소 커피를 먹어야 이탈리아 문화를 느낀다고 했다. 그동안 국내에서 프랑스와인, 칠레산 와인과 달콤한 독일와인을 즐겼는데, 이탈리아 와인을 피자와 함께 먹었더니 투박한 듯 남성적인 맛이 나서 좋았다.

이탈리아는 코르크 마개 근처에 '핑크색 종이' 띠가 붙어있는 와인이 최고급으로 프랑스와 함께 최고 수준의 와인 생산과 역사를 가지고 있다. 오래 전, 프랑크프루트에서 애플와인을 작센하우젠에서 식초에 저린 양배추, 슈바인 학세[돼지무릎 뼈, 족발]를 안주로 먹었는데, 독일의 전통 음식이라 오래 기억하고 있다.

와인 중 아이스와인은 18세기 독일에서 처음 만들어졌고, 캐나다 추운지방에서도 30여 년 전부터 많이 재배하고 있다. 아이스와인은 포도가 서리가 내린 후 나무에서 따서 담은 와인으로 맛이 특유해서 후식 와인으로 적합함을 느꼈는데, 작년 12월 노벨평화상 만찬의 디저트 와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다른 술에 비해 와인은 독하지 않고 부드러워 분위기를 맞추는데 가장 적합한 술 같다.

연인과 데이트하면서 분위기 좋은 곳에서 스테이크, 치즈, 샐러드로 와인을 마시면 추억도 쌓고, 연인과 더욱 가까워질 수도 있다. 술에 따라 안주나 격식을 갖추는 와인과 위스키를 마실 때도 있지만, 외국을 여행하다보면, 소주와 막걸리도 가끔씩 보인다.

한국인의 와인 '막걸리'는 삼국사기에도 기록되어 있고, 천 년 전인 고려시절에도 백성들이 이화주(梨花酒)라고하며 즐겨마셨다. 요즘은 발효주인 막걸리가 건강에 좋다는 인식이 퍼지고, 특히 한류 붐을 타면서 막걸리를 찾는 외국인이 많아지고 수출도 많이 하고 있다. 또한, 소주는 가장 서민적인 술로 자취방에서 라면국물을 안주삼아 소주 한 잔에 우정을 쌓기도 한다.

막걸리와 소주는 서민들이나 경제적으로 어려운 분들에게 외로움을 치료해 줄 수 있고 가슴을 따뜻하게 해줄 수 있다. 지난여름처럼 무더위에 잠 못 이룰 때, 가족이나 친구들과 시원한 냇가나 다리 밑에 나가 돗자리 깔고, 달빛에 잔을 기울이며 담소를 나누고 싶었다.

퇴근길이나 모임에서 친구들이나 지인을 만났을 때, 와인도 좋고, 파전과 빈대떡에 소주나 막걸리도 흡족하다. 파전, 빈대떡, 골뱅이, 삼겹살의 멋은 자연의 맛을 살렸다. 오늘도 생각이란 술잔에 생활이란 안주로 즐겁게 살며, 웃음과 여유가 있는 하루를 만들고 싶다. 가을을 맞아 지인들과 와인, 소주 그리고 막걸리의 매력을 느끼면서, 넉넉한 마음과 진솔한 모습으로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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