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완 농협 청주교육원장

사람은 살아가는데 힘이 필요하다. 힘이 없다는 것은 퇴락과 소멸에 가깝다. 누구든지 성장과 존재를 갈망한다. 한 평생 힘을 키우고 기르는데 안간힘을 다한다. 힘은 나와 타인을 살리는 생명과 희망의 젖줄이다.

삶에는 힘을 줄 때가 있고 힘을 뺄 때도 있다. 힘의 쓰임을 묻는 질문이다. 힘이 필요할 때 힘이 없으면 낭패이다. 힘이 필요하지 않은데 힘을 너무 쓰면 부작용만 생긴다. 힘을 제대로 쓰지 못하면 힘이 아니다. 그 힘은 오히려 독(毒)이 된다.

인생이란 여행을 하다보면 힘을 주는 것보다 힘을 빼는 연습이 더 필요함을 경험하게 된다. 자동차의 바퀴가 모래밭에 빠졌을 때 나오려면 타이어의 공기를 빼면 된다. 모든 운동의 기본은 힘 빼기부터 시작된다. 마사지를 받아보면 힘을 빼라는 말을 꼭 듣게 된다. 다리에 경련이 생겼을 때 힘을 주면 큰일이다. 근육에 힘이 들어가는 것만큼 고통의 강도가 커진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목의 깁스를 풀라는 말을 자주 하고 듣게 된다. 힘이 있다고 뽐내거나 과시하지 말라는 충고이다. 목에 힘이 잔뜩 들어가면 보기도 안 좋지만 건강에도 해롭다. 누군가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힘은 목에 힘을 준다고 생기지 않는다. 목의 힘을 뺀다는 것은 겸손함이고 상대방에 대한 배려의 마음이 담겨 있다.

선인들은 마음의 힘을 빼라고 주문한다. 분노, 미움, 교만, 시기심 등은 마음에 힘이 들어가게 만든다. 이런 마음은 타인의 마음이 들어올 틈을 주지 않는다. 마음의 힘을 빼는 것은 더불어 살아가는 마음에서 출발한다.

이 세상은 힘세고 강한 것만이 전부가 아니다. 힘이 너무 세면 유연성에는 치명적이다. 유연하면 부러지지 않는다. 구부러졌다가 다시 일어서는 힘은 유연함에서 나온다. 강풍에 견디는 것은 소나무가 아니라 갈대이다. 나그네의 외투를 벗기는 것은 태풍이 아니라 태양이다. 마음의 정원에 갈대와 따뜻한 마음을 잘 키우고 보살펴야 한다.

지금 얼굴이 어떠한가. 얼굴은 정신을 뜻하는 '얼'과 꼴을 의미하는 '굴'의 합성어이다. 얼굴을 예쁘게 만들기 위해서 비싼 화장품을 바르고 성형을 하는 행위는 헛수고이다. 정신을 가다듬는 일과 얼굴에 힘 빼기가 우선이다. 얼굴에 힘이 들어가면 인상파 화가를 낳는다. 얼굴에 힘을 빼야 모나리자를 만나게 된다.

"아름다운 얼굴이 추천장이라면 아름다운 마음씨는 신용장이다."는 말이 있다. 아름다운 얼굴과 마음은 힘 빼기에서 가능하다. 아름다운 얼굴과 마음은 경쟁력의 또 다른 이름이다.

삶의 무게를 버티는 힘은 삶의 무게를 줄이는데 있다. 삶의 무게를 줄이려면 긴장을 하지 않는 마음이 요구된다. 삶의 긴장은 힘을 빼기보다 힘을 주는 방향으로 이끈다. 살면서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일수록 긴장을 풀어야 한다. 삶의 힘 빼기는 일상의 초조함과 긴장을 해소시켜 준다.

요즘 건강을 챙기려 운동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살아가면서 힘 빼기가 필요한 부분에 다이어트 하는 사람들의 대열이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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