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뜨락-유 종 열 음성교육지원청교육장

우리가 이 세상에서 가장 최초로 만난 사람도 어머니이고, 가장 최초로 배우는 스승도 어머니이며, 가장 큰 영향을 받는 분도 바로 어머니라고 생각한다. 자녀에 대한 어머니의 사랑이나 기대가 지나치면 자녀를 바로 보지 못하게 된다.

우리 아이는 그림을 잘 그린다. 피아노도 잘 친다. 책도 잘 읽는다. 영어로 인사도 한다. 이제 유치원에 갓 들어간 우리 아이가 못하는 것이 없다. 참으로 자랑스럽다. 그러나 아빠가 퇴근해서 돌아왔을 때, 눈은 텔레비전이나 책을 보면서 입으로만 인사를 한다.

어머니가 힘든 일을 하여도 도와줄 생각을 하지 않는다. 아빠는 아침에 나갔다가 저녁에 들어오는 사람으로, 엄마는 "이거 해, 저거 해" 잔소리하는 사람으로….

집안에 손님이 왔다. 부모가 시키기 전에는 인사를 안 한다. 이런 생각을 가진 아이가 자랑스러운가? 이런 아이가 자라서 올바르게 사회를 살아가겠는가?

사랑과 이해만이 바른 교육은 아니다. 지킬 것은 지킬 줄 알고, 할 것은 할 줄 알게 하는 것이 바른 교육이다. 다수의 부모들이 자녀를 과잉보호하려하고 내 자녀가 최고라는 생각으로 너도 나도 최고만을 지향하다보니 오히려 교육의 역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사실 부모의 눈으로 보면 자식은 이래도 예쁘고 저래도 예쁘기만 하다. 남이 하면 어설픈 행동마저도 내 자식이 하면 그저 신통하기만 한 법이다. 남들이 다하는 것도 내 자식이 하면 더 귀여워 보인다.

요사이 잇따라 발생하는 부모가 자식을 죽이고 자식이 부모를 죽이는 패륜행위는 교육의 잘 못을 탓하기 전에 자식의 인격을 바르게 성장시키지 못한 부모에게 가장 큰 책임이 있다고 본다.

부모의 맹목적인 사랑과 과잉보호로 겁나는 것이 없이 오만하게 자란 요즘 아이들, 행동은 이기적이고 교만해도 공부만 잘하면 최고라고 인정받고 자란 아이들이 올바른 행동이나 인간다운 삶을 알 턱이 없다. 자신만 편하고 즐거우면 무엇이든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생각이 그들을 지배하고 있다.

사소한 교사의 잘못이나 실수조차도 인정하려하지 않는 각박한 세상인심도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분명, 과잉보호되고 있는 아이들을 외면하고 그대로 방치할 것이 아니라 이제는 교사라도 나서서 때로는 엄격하게 지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겉으로 드러난 상처는 얼마간은 시간만 지나면 치유될 수 있지만 보이지 않게 썩어가는 상처는 힘들뿐만 아니라 나중에는 더 큰 아픔을 남기는 것이다.

자식의 겉으로 드러난 상처를 아파하기보다 아픈 만큼 성숙해지는 내면 세계를 볼 수 있는 아량은 없는가?

이제 공부 잘하는 아이만 최고이고 공부만 잘하면 다른 잘못쯤은 적당히 용납되는 풍토부터 고쳐 나가야할 때라고 생각한다.

가정은 학교교육의 부재를 탓하고, 학교는 가정교육의 부재를 탓하며 우리 사회의 구조적 모순 때문이라고 서로를 탓하지만 그 모든 책임은 우리 모두에게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이제부터라도 지혜를 모아야할 때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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