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뜨락-유종렬 음성교육지원청 교육장

여교사에게 성희롱을 하거나 꾸중하는 교사에게 폭행을 하는 등 학생들의 도를 넘는 교권침해 사례가 잇따라 알려지면서 충격을 주고 있다.

학생들의 성희롱적 발언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여교사의 모습이 담겨진 동영상과 중학생으로 보이는 남녀학생 네다섯 명이 교사에게 반말로 '첫 키스', '첫 경험'이 언제였는지를 묻는 충격적인 장면도 등장한다.

'학생인권조례, 체벌금지로 인한 학교현장 내 고충사례'에서 한 학생은 여자 담임선생님의 배를 (발로) 차고 도망가면서 '때리려면 때려 봐. 신고할 테니까' 라고 큰소리로 외치기도 했다는 사례와 함께, 심지어는 학부모가 교사의 뺨을 때리고는 "이거면 되나" 하고 수표를 내밀었다는 보도는 가히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체벌금지를 시행한 후에 교육현장이 엉망이 되고 있다며 체벌을 다시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서서히 나오고 있다. 12년 전에 체벌을 금지한 영국은 교사를 폭행한 사례가 연간 4천건에 달한다고 한다. 이러다 우리도 영국의 교실 붕괴를 그대로 답습하지 않을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입버릇처럼 내일의 역군이 청소년들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도 그런 역군을 키우는 게 교사라는 사실을 저버리고 있다. 그 무거운 짐을 감당하게 하려면 교사들의 권위를 세워주어야 한다.

교권이 침해당하면 교사가 소신껏 학생들을 제대로 된 인간으로 가르칠 수 없다. 교권이 추락하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고 이런 사회에서는 결국 교육은 죽을 수밖에 없다.

교권은 선생님을 위해서 있는 것이 결코 아니다. 학생교육을 위해서, 학부모의 귀여운 자녀를 위해서 반드시 지켜져야 하는 것이다.

예로부터 우리 사회에는 교사에 대한 신뢰와 존경이 있어왔다. '군사부일체'니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고 하였으며 스승을 항상 존경하고 스승의 은혜를 영원히 잊지 말자는 뜻에서 스승의 날까지 정해놓고 있다.

그런데 오늘날에 와서는 어찌된 일인지 자기를 낳고 길러준 어버이도, 사람노릇을 하도록 가르쳐주시는 스승도 공경하기는커녕 도리어 무시하고 괄시하는 현상까지 일어나고 있으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자고로 선생이 기가 죽으면 올바른 교육을 할 수 없다. 왜냐하면 교사가 기가 죽으면 학생들에게 큰 꿈을 심어줄 수 없기 때문이다.

교권이 추락하고 교사들이 설자리를 잃게 되면 결국은 학부모와 학생, 교사 모두에게 손해일 수밖에 없다.

공자께서 '새하얀 눈이 내린 후에야 비로소 소나무의 푸르름을 알 수 있다.' 고 말씀하셨다.

신록이 무성할 때는 소나무의 푸르름을 알지 못하다가 낙엽이 지고 앙상한 가지에 눈이 쌓이면 비로소 소나무의 푸르름이 독야청청하고 유난히 돋보이는 것처럼 교사들도 작금의 사태에 의기소침하거나 좌절하지 말고 아무리 고난의 가시밭길이라 할지라도 참고 견디면 언젠가는 우리의 고행을 알아줄 날이 있고 보람을 느낄 때가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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