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뜨락] 이종완 농협 청주교육원 교수

살다보면 좋은 일만 생기지 않는다. 좋은 일과 좋지 않은 일이 번갈아 일어난다. 힘들고 어려웠던 일도 인내하는 시간이 지나고 나면 별것 아닌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생긴다. 좋지 않은 일일수록 시간이 약이 되는 경우가 많다.

좋은 일이든 좋지 않은 일이든 우연은 없다. 모든 결과의 과정에는 어떤 요인인가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 우리가 살면서 일의 결과에 영향을 끼치는 요인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다는 것은 희망이다.

인생에는 어느 날 갑자기 이루어지는 것이 드물다. 삶은 어떤 형태로든 신호를 보낸다. 그 신호는 순조로움과 위태로움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이런 신호가 누구에게나 보이지는 않는다.

일상을 진지하게 들여다보고 귀 기울이는 사람만이 삶이 주는 신호를 읽을 수 있다. 일상을 긴장감 없이 느슨하게 맞이하면 삶이 주는 위기의 징후를 읽을 기회가 줄어든다.

삶이란 긴장감과 여유로움의 균형을 유지하는 과정의 연속이다. 나사못을 너무 느슨하게 조이면 그 기능을 기대하기 곤란하다. 그렇다고 나사못을 너무 심하게 조이면 나사못의 홈이 망가져 헛돌게 되어 기능을 상실하게 된다. 끼워야할 나사못 하나를 끼우지 않으면 대형사고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나사못을 적당히 조이는 것이 중요하듯이 삶에는 긴장의 끈으로 조이고 여유의 끈으로 풀어주는 균형 감각이 필요하다. 일상의 긴장을 놓는 순간 삶의 위기가 소리 없이 다가온다. 세상살이에 정신 줄을 놓으면 삶이 엉망진창으로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음식에는 신선도가 생명이듯 삶에는 긴장감이 생명이다. 삶의 위기의식은 긴장하며 일상을 영위하는 사람이 갖게 되는 특권이다. 성공한 사람들의 특징 중 하나는 위기의식을 갖고 산다는 점이다. 일상의 위기의식 없이 살아가는 사람은 성공이란 단어와 가깝게 지내며 살기 힘들다.

동물들의 위기 감지 능력은 경이로울 정도로 발달되어 있다. 중국에서 연구한 결과에 의하면 규모 3 이상의 지진이 발생할 때 진원지로부터 반경 50㎞ 이내에 있는 비둘기들이 위험을 감지하고 24시간 이내에 다른 곳으로 떠난다고 한다. 환경의 변화를 민감하게 감지하는 능력은 어류, 파충류, 양서류, 포유류 등에서도 보도되고 있다.

동물들 처럼 삶의 위기를 느끼고 감지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일상의 위기를 인식하며 살고 있는지를 자신에게 물어야 한다.

지금은 위기를 인식하고 위기의식을 갖고 있는 조직과 개인만이 지속성장할 수 있는 시대이다. 삶의 위기의식을 멀리하는 순간 성장과 발전은 멀어지고 만다.

삶의 위기가 무서운 것은 소리 없이 다가온다는 데 있다. 일상의 위기는 행복에 안주하고 긴장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싫어하는 사람에게 접근한다. 그렇다고 일상을 긴장하며 사는 것이 삶의 정답은 아니다. 그러나 일상의 위기의식이 또 다른 기회와 희망의 씨앗일 수 있다는 것은 자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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