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종열 음성교육지원청 교육장

어느새 산에도 들에도 우리들의 마음에도 희망의 봄은 찾아왔다. 이제 학교도 새 학년을 맞아 새로운 다짐으로 힘찬 출발을 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40여년의 교직생활을 반추해 보면 오늘날처럼 선생님들의 사기가 떨어진 적은 없는 것 같아 참으로 안타깝다. 선생님들이야 말로 교육을 맡아줄 가장 중요한 일꾼이다. 일꾼을 잘 부려먹으려면 먼저 사기를 북돋아 주어야 한다.

지금 교사들은 목소리 큰 학부모와 겁 없는 아이들 앞에서 몹시 힘들어 하고 있다. 학교의 매는 폭력이고 학원에서의 매는 생활지도라는 말을 들으면서 어쩌다 학교교육이 이 지경까지 이르게 되었나 부끄럽기 짝이 없다.

이제 선생님들은 교실에 들어가기가 무섭다고 한다. 교실을 나오며 "지금 내가 수업을 했는지 아이들과 전쟁을 했는지 모르겠다"고 긴 한숨을 짓는 선생님이 많이 계시다고 한다. 요즘 아이들은 그 옛날 선생님 말씀이라면 무조건 순종했던 그런 아이들이 아니며 오늘의 부모들은 남의 집 아이들을 울리고 들어온 자기 자식에게 매를 대던 그 옛날의 부모도 아니다.

이제는 교사가 학생에게 어쩌다 매라도 대는 날이면 고발당할까봐 전전긍긍하는 세상이 되고 말았다. 미국과 일본의 학부모들은 어릴 때 아이들을 엄격하게 키워 학교에 보내는데 비해 우리나라 학부모들은 아이들을 버릇없이 키워 학교에 보내는 경우가 많다. 교사의 영이 서지 않는 오늘의 교실 붕괴 현상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병원에 가면 먼저 의사가 진찰을 하고 환자의 상태에 따라서 약이나 주사를 맞게 하고, 심한 경우에는 입원과 수술을 받게 하기도 한다.

교육도 마찬가지로 학생의 잘못에 따라 질책을 하기도 하고 심한 경우에는 사랑의 매를 대기도 하며 잘한 학생은 격려해 줄 수 있어야 진정한 교권이 확립될 수 있다. 교사는 재판관이 아니다. 질책을 해야 효과 있는 아이도 있고 질책을 해서는 마음의 상처를 받을 수 있는 아이들도 있는 것이다. 이러한 판단은 교사의 몫이다. 이제 더 이상 학교를 흔들어서는 안 된다. 선생님을 믿어야 교육이 이뤄진다. 인간교육은 스승에 대한 믿음에서 출발한다. 자식을 학교에 보냈으면 선생님을 믿고 모든 것을 맡겨야 한다.

아직 사리판단을 제대로 못하고 기본 생활 습관이 몸에 배지 못한 아이들에게 함부로 인권과 자유, 평등을 주장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성숙된 인간이 되기 위해서는 참고 견디는 방법도 가르쳐야 한다.

교육문제는 여론을 들어 결정한 문제가 결코 아니며, 인기에 영합해 결정할 사항은 더더욱 아니라고 생각한다.

학교는 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있어 해야 할 일과 해서는 안 되는 일이 있다는 것을 가르쳐 주는 곳이다.

오늘날 공교육이 붕괴되고 있다는 걱정은 학교교육을 떠받쳐 주던 가정과 지역사회의 역할과 기능이 무너졌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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