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뜨락] 신동인 대한적십자사 병원보건안전본부장

천국의 한쪽 구석에는 기도는 못 하였지만 울 수는 있었던 사람을 위한 자리가 마련되어 있다. 喜怒哀樂(희노애락), 울 수 없는 인간은 즐길 수가 없다.

밤이 없으면 밝은 대낮이 없듯이 우는 것을 부끄러워하는 자는 기뻐할 때에도 정말 기뻐할 수가 없다.

단지 기뻐하는 척하고 있는 것이다. 울고난 후에는 기분이 맑아진다. 목욕을 하고난 후의 정신처럼...

신은 마치 마른 영혼에 비를 내리듯이 인간에게 눈물을 내리셨다. 인간은 울 때에는 울어야만 한다.

남을 위해서, 또 자신을 위해서도... 마음을 닦고 다시 늘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

이 글은 유태인들의 경전인 탈무드에 나오는 내용 중 일부입니다.

새 봄을 맞아 우리에게 삶의 방향을 제시해 주는 한토막이 아닌가 합니다.

새 봄이 열리면서 산허리 하얀 꽃구름 만드는 매화향을 시샘하는 꽃바람이 우리들 가슴을 여미게합니다.

본격적인 꽃들의 향연이 펼쳐질 때쯤이면 어김없이 나타나 훼방을 놓는 꽃샘추위를 모두가 몹쓸 바람으로 여기지만 실은 한층 더 아름답고 더 강한 꽃과 과일을 만들기 위해서는 모진 꽃바람이 필요한 것이 삶의 이치입니다

만일 차가운 봄바람이 없다면 꽃잎들은 점점 나약해 질 것이고 열매을 맺는 일 또한 나태해질 것이 뻔한 이치 아니겠는지요.

우리네 삶 또한 꽃샘 추위 같은 시련이 있어야 더욱 건강하고 아름다운 삶을 영위해 나갈 수 있는 것입니다.

꽃샘 추위와 함께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초년병들이 아직 직장을 잡지 못하고 가득이나 시린 봄 추위에 가슴이 웅크려들겠지만 이는 내일을 위한 담굼질이라 생각하면 이 또한 하나의 우리네 삶이 될 것입니다.

지난해 꽃샘 추위가 한겨울 추위로 다가와 제대로 개화조차 하지 못하고 떨어지는 비극을 맞이하였습니다.

마찬가지로 우리 삶에서의 시련 또한 너무 깊게 상처를 주면 영영 헤어나지 못하는 수도 있기에 젊은 삶에 적당한 시련으로 마무리하여 건강하고 아른다운 모습으로 피어나도록 뒷거름과 자양분을 공급하여주는 것이 우리 기성세대의 역할이 아닌가 합니다.

지척도 분간하기 어려운 밤 망망대해(望望大海)를 항해하는 배는 밤하늘의 별을 등대삼아 앞으로 나아가듯이 새로운 항해를 시작하는 젊은이들에게 삶의 지표가 되는 꽃샘추위와 따스한 봄바람이 함께 하는 사회가 참사회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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