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뜨락] 정종병 時兆社;敎役

처가 가족모임으로 제주도에 다녀왔다. 아내가 장애인이 되고 난 후에 첫 비행기로 가는 여행길이였다. 장인께서는 92세이시다.

가족사랑으로 장인께서 항공요금을 지불하시면서 3남4녀 가정 모두를 초청하셨다.

장인은 약간 과장에서 말한다면 청년처럼 건강하시고 꼿곳하신 몸이시다. 한평생을 건축일을 열심히 진실하고 성실하게 사셨다. 지금도 규칙적으로 몸을 움직이신다. 이 나이에 몸을 움직이지 않으면 지탱할 수 없다고 산비탈을 개간해서 직접 농사를 짓고 계신다. 물질이 없어서가 아니라 건강을 위해서 노작으로 수확한 채소를 직접 농협에 갖다 파실 만큼 땀 흘리면서 일을 하신다.

아내는 4년전 척수염 판명으로 1급장애로 휠체어로 발을 대신하고 있다.

노령이신 아버지와 마지막 여행이 될 지 모르니 가고 싶다고 해서 불편한 몸이지만 쾌히 함께 가게 되었다. 청주공항에 도착해서 예약Paper를 제시할 때 부터 장애인탑승에 대한 예우는 대단했다.

항공사 직원 한 명이 도우미로 장애인을 전적으로 Take Care 하여 바로 특별출구로 나와서 비행기 기내까지 아주 빠른 시간안에 기내 좌석까지 안내해 주고 도착지에서 수화물까지 Pick up 해 주었다. 청주 도착해서도 주차장까지 완벽한 봉사에 감동이였다.

휠체어로 다니는 장애인은 조그마한 턱이라도 도로에 있으면 올라가지 못하게 된다. 장애인을 배려한다고 사회곳곳에 시설과 배려를 많이 두긴 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벽이 아주 많은 것을 장애인과 장애인 가족은 느끼고 있다.

공항에서 장애인에게 받은 응대는 지상천국같은 곳이 비행기 탑승이다. 배려하고 응대하는 항공사 직원에게 큰 절이라도 하고 싶었다. 기내에서도 승무원의 해 맑은 미소와 함께 상냥하고 친절한 응대는 친절에 대해 세상의 교과서와 같았다. 세상은 친절이 몸이 배여 있지 못하다.

가장 가까운 가족 간에도 막연하다는 핑계로 상대를 배려하고 이해하는 마음이 얼마나 인색하게 살고 있는가? 직장에서 거리에서 이웃간에도 내가 바쁘다는 이유로, 나와 상관없다는 이유로 불친절하고 퉁명스럽게 대하는 것에 익숙한 자신을 보게된다.

친절을 배우길 원하다면 장애인을 데리고 비행기를 일주일 정도만 계속 타고 다닌다면 그 답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비행기 탑승에서 받은 친절을 생각할 때 내가 일상에서 행한 가족, 이웃, 형제, 동료에게 행한 행동과 생각이 너무나 낮은 수준이라 내가 미워져서 얼굴이 화근하다.

언젠가 책에서 읽은 "친절은 어떤 경전의 가르침보다 더 높다." 라는 말이 새삼 마음에 와 닿게 했다.

톨스토이는 "친절, 그것은 벙어리도 말할 수 있는 단어요, 귀머리거리도 이해할 수 있는 단어이다. 친절은 세상을 아름답게 한다. 모든 비난을 해결한다. 얽힌 것을 풀어헤치고, 곤란한 일을 수월하게 하고, 암담한 것을 즐거움으로 바꾼다."라는 말을 오래 오래 기억하고 싶다.가족모임에 갔다가 친절이라는 값진 선물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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