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뜨락] 류시호 음성 대소초 교사
시인

오스트리아를 생각하면, 알프스를 배경으로한 뮤지컬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이 생각나고, 초대 대통령 이승만 박사의 부인 프란체스카 여사가 생각난다.

이 나라는 음악으로 유명하고 천재음악가 모차르트, 교향곡의 아버지 하이든, 가곡의 왕 슈베르트, 지휘자 폰 카라얀 등이 태어난 나라이다. 오스트리아는 왈츠, 요들, 낭만주의 음악, 바로크음악, 궁정음악, 현대음악 등 전 분야에 걸쳐 수많은 음악가들을 배출했다.

지난여름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에서 숙박을 한 적이 있다. 인스부르크는 인구 12만의 알프스 지방으로 동계 올림픽을 두 번이나 개최한 도시이며 중세의 고풍스러운 정취를 만끽할 수 있었다. 인스부르크에는 '작은 황금 지붕' 발코니가 유명한데, 16세기 막시밀리안 1세 황제가 자기에게 시집 온 스페인 공주의 지참금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이 지붕은 황제가 광장에서 열리는 행사를 지켜보기 위한 자그마한 발코니다.

다음날 스위스로 발길을 돌렸는데, 오스트리아와 스위스는 알프스를 끼고 산과 풍경, 양떼, 소떼, 요들송, 나무된 2층집 등 닮은 점이 많았다. 우리가 등산한 '쉬니케 플라테 산'은 전망이 좋기로 유명한 곳이다. 필자는 20여 년 전 '알프스의 여왕'이라고 부르는 취리히의 '리기산'을 간적이 있다.

쉬니케 플라테 산을 가기 위해, 꼬마기관차와 톱니바퀴로 된 빨간 열차를 탔다. 철컥철컥 톱니바퀴 소리에 리듬을 맞추며 오르다가 산비탈에서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는 양떼와 소떼를 만났다. 이곳은 융프라우를 포함한 산과 호수들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알프스 관광지이며, 500여종의 희귀한 꽃도 볼 수 있는 최고의 '알프스 정원'이라고 한다.

우리가 땀 흘리며 산을 힘겹게 오르는 것은 인생의 정점 같은 정상을 올라본다는 성취욕이 아닐까 한다. 맑고 깨끗한 호수들과 알프스 산맥의 봉우리에서 왈츠와 요들, 낭만주의 음악을 듣는다는 것은 멀고도 긴 삶의 기간 중 여유를 가진 '행복한 순간'이라고 생각한다. 팡세를 쓴 파스칼은 "여유를 가지는 것이 바로 행복하게 사는 것." 이라고 했다. 여유를 갖고 음악을 즐기면서 산을 오르고 산수의 풍광을 맛보면, 지친 우리의 영혼을 위로하고 용기를 북돋워 줄 것 같다.

봄의 시작이다.(산을 오르려면 계곡과 등성을 만나듯 인간의 삶은 한평생 사막과 오아시스를 걷는 것과 같다.) 국내의 유명한 설악산, 지리산, 속리산, 도봉산이나 세계적으로 유명한 산을 오르며 자신을 되돌아보자. 산속을 걷다보면 다양한 식물과 나무들을 볼 수 있으며, 사각대는 흙이나 풀 소리, 새소리에 귀 기울이게 되고 세월을 품은 자의 고요함과 여유를 느낄 수 있다. 봄의 산은 우리의 마음을 머무르게 하고, 영혼과 희망을 상큼하게 해주면서 우리의 삶에 새싹이 돋도록 해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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