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뜨락]신동인 대한적십자사 병원보건안전본부장

6월14일은 국제적십자연맹을 비롯한 4개 국제단체가 함께 만든 세계헌혈자의 날이다. 이날은 헌혈자를 기리고 헌혈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기 위하여 제정되어 금년에 여덟 번째로 맞이하게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도 200만명이 넘는 헌혈자들이 각종 질병이나 사고로 혈액을 필요로 하는 이웃들에게 숭고한 사랑을 전하고 있다. 만일 헌혈을 해주는 사람들이 없다면 우리 사회는 어떻게 될 것인가 생각만 해도 아찔할 것이다.

우리 사회에는 자신을 희생하면서 남을 도우려는 사람들이 넘쳐나지만 한편에서는 자신의 부와 지위를 높이고 지키기 위해 서민들의 쌈짓돈까지 우려먹는 파렴치범들이 함께 존재하고 있다. 근래 신문보도 등을 통해 접하는 저축은행의 실체를 보면서 소위 지도층이라는 사람들에 대해 국민들의 실망과 분개가 하늘을 찌르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우리 조상들은 콩 반 톨도 나누어 먹고 콩을 심어도 땅속의 벌레와 하늘을 나는 새들과 함께 나누어 먹고자 콩 세알을 심었다고 한다. 또 자신의 부를 이용하여 수해나 흉년이 들면 주민들을 구제해주는 선조들의 이야기가 여기저기 널려있어 조상들의 마음 씀씀이와 덕을 존경하면서 살아왔다.

이러한 조상들의 슬기를 실천하지는 못 할망정 새벽부터 밤늦게 까지 한 푼 두 푼 모은 피땀 어린 돈을 조금이나마 더 늘려보고자 이율이 높은 저축은행에 맡긴 서민들의 등골을 빼먹는 파렴치한들은 그래도 돈깨나 주무르고 이름깨나 알리고 많은 사람들의 지지와 존경을 받는 사람들이 아닌가.

아마 그들은 조상들의 나눔의 미덕을 배우지 못하고 아흔아홉 섬지기가 백 섬을 채우기 위해 한 섬지기 양민의 논밭을 빼앗은 놀부 같은 심보만 배운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또 위정자들과 금융을 관리하는 분들의 눈에는 서민들의 아픔은 보이지 않고 자신들에게 뇌물을 주고 부정부패 불법을 일삼는 사람들만이 보이는 것인가. 위정자들이 진심으로 서민의 아픔을 볼 마음과 신심이 있다면 이지경이 되도록 만들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런 우울한 기삿거리가 매일 우리들의 눈과 귀를 어지럽히는 세상이지만 그래도 우리들에게는 자신의 건강한 혈액을 기꺼이 내어주는 헌혈자들이 있기에 희망을 버리지 않고 웃음을 잃지 않고 오늘을 살아가는 것이 아닌가 한다.

사람들은 보통 헌혈하는 것이 마음만 먹으면 되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지속적으로 헌혈을 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몸 관리가 되어야 가능한 것이기에 헌혈자들에게 더더욱 고마움을 느낀다.

헌혈을 하기 위해서는 각종 약물을 복용하지 않아야 한다든지 침이나 뜸 시술을 받지 않아야 할 뿐만 아니라 말라리아 지역에 여행을 해서도 안 되는 등 수 십여 개의 문진에 통과하여야만 가능해 헌혈이 쉽지만은 않다.

헌혈은 말 그대로 헌혈하는 사람과 수혈 받는 사람 모두에게 문제가 없어야 하고 서로에게 도움이 되어야 하는 것이기에 소중한 사랑의 실천인 것이다.

세계헌혈자의 날을 맞아 200만 헌혈자와 함께 국민 모두가 건강한 사회가 이루어지길 꿈꾸어 본다. 헌혈자 여러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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