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정류장서 뻐끔 … 비흡연자 "괴로워"
시민, 겸용 쓰레기통 흡연 조장 볼멘소리

"금연구역에 재떨이라니요. 이곳이 금연구역이 정말로 맞기나 한지 정말 황당할 따름입니다."

금연에 대한 사회적 관심으로 교통시설 등이 금연구역으로 지정돼 있지만, 재떨이 겸용 쓰레기통을 그대로 둬 흡연을 조장한다는 지적이다.

재떨이가 그대로 방치되면서 공공연하게 흡연행위가 잇따르자, 비흡연자들이 간접흡연에 노출돼 큰 불편을 겪어 개선을 위한 대책이 요구된다.

30일 오전 10시 청주시 서원구 분평동의 한 버스정류장. 한 40대 직장인이 승강장 한편에 자리잡은 재떨이 겸용 쓰레기통 옆에 모여 흡연을 하는 장면이 보인다.

청주의 모든 버스정류장이 금연구역으로 지정돼 있다는 내용의 안내문과 스티커도 붙어있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담배를 피운다.

비슷한 시각 청주시 수곡동 한 버스정류장 앞 쓰레기통에도 3~4명이 모여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담배꽁초도 불법으로 투기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반면 재떨이 겸용 쓰레기통이 없는 산남동과 모충동의 버스정류장은 흡연하는 시민을 찾아볼 수 없었다.

재떨이 겸용 쓰레기통이 흡연을 조장하는 것이다.

대학생 정희용(21·청주시 산남동)씨는 "버스승강장 모두 금연구역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나도 모르게 담배를 피우곤 한다"며 "재떨이 겸용 쓰레기통이 있다보니 자연스럽게 흡연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주부 안정화(35·청주시 수곡동)씨도 "승강장 이곳저곳에 분명히 금연구역이라고 표시돼있지만, 재떨이 겸용 쓰레기통이 버젓이 있어 흡연행위가 잇따르고 있다"며 "임산부와 어린이, 노약자 모두가 이용하는 승강장에서 흡연자에 대한 어떤 제재도 이뤄지지 않아 눈살을 찌푸릴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씨는 이어 "지자체에선 오히려 흡연을 권유하는 재떨이 겸용 쓰레기통을 하루빨리 정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서원구는 관내 버스정류장에 설치된 재떨이 겸용 쓰레기통을 점차 정리하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

서원구 관계자는 "현재 각 버스정류장 등 금연구역을 대상으로 스티커나 안내문을 부착하는 등 홍보활동을 벌이고 있다"며 "시민의 민원이 이어짐에 따라 각 부처와 협의해 재떨이 겸용 쓰레기통을 순차적으로 처리할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청주시는 내년 1월 1일부터 버스승강장에서 흡연을 하다 적발된 사람에게 과태료 5만원을 부과할 방침이다. / 류제원

bluezzo@jbnews.com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