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뜨락] 이종완 농협중앙교육원 교수

인생은 습관이라는 돌을 바꾸어 놓아가며 건너는 징검다리다. 살면서 습관을 바꿔 놓아가며 건너는 것이 만만치 않다. 인생의 노정은 작심(作心)하지 않고는 건널 수 없다. 작심은 습관으로 투영된다. 습관은 작심이 내면화된 실천의 결과물이다. 습관은 개인의 정체성이다. 습관을 보면 그 사람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가늠할 수 있다.

습관은 개인의 삶을 비춰주는 거울이다. 그리고 습관에는 시스템적인 힘이 내재되어 있다. 습관은 개인의 의지를 조정하고 통제한다. 습관은 매 순간 긴장하고 가장 하고 싶은 일에 최선을 다하게 한다. 습관을 보면 그 사람이 어떤 삶을 살게 될지 예측된다. 습관은 현재의 삶을 만드는 주체이고 미래의 삶을 결정짓는 원동력이다.

삶은 습관과 싸우는 일이다. 인생은 자기 스스로 오랫동안 되풀이하여 몸에 익은 채로 굳어진 개인적 행동을 유지하고 바꿔나가는 과정이다. 사람마다 초 단위, 분 단위, 시간 단위, 일 단위, 월 단위, 년 단위의 습관과 싸우며 산다.

작가 조정래는 "대하소설을 쓰는 일은 0.1초의 습관과 싸우는 일입니다. 0.1초의 습관과의 싸움 거기서 이기는 방법을 찾아야 했습니다. 처음의 긴장을 끝까지 유지하기, 스스로 지치지 않기, 이것을 이루어내는 방법은 딱 한가지뿐이었습니다. 최대한의 시간 단축! 처음의 긴장을 끝까지 유지시키려면 최대한 시간을 단축시켜 가며 집중적으로 몰두하는 방법밖에 없다는 판단이었습니다"라고 말한다. 0.1초 단위로 습관과 싸우며 사는 작가 조정래의 삶이 경이롭다. 분 단위의 습관과 싸우며 살아가는 사람이 초 단위의 습관과 싸우며 살아가는 사람을 능가하기가 어려운 게 세상이치다.

세상을 살면서 부딪치는 습관과의 싸움에서 이기고 지는 것은 0.07초에 갈린다. 뇌의 특성을 보면 전두엽은 신뢰와 긍정적인 영역을 관장하고, 편도체는 불신과 부정적인 영역을 관장한다. 상대방에게 편안함, 안정, 친밀감을 느끼면 전두엽이 활성화 되고 두려움, 불안, 위협을 느끼면 편도체가 활성화 된다. 세계적인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주디스 E 글레이저는 "뇌는 상대가 적인지 친구인지를 0.07초면 판단한다. 상대방이 적으로 판단되면 달아나거나, 싸우거나, 죽은척하라고 몸에 지시하는 등 자신을 지키는데 집중한다"고 말한다. 뇌가 0.07초에 상대방이 내 편인지 적인지를 가르듯이 무엇인가 할지 말지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미치는 습관과의 싸움도 0.07초면 끝이 난다. 인생의 성공여부를 결정하는 실행력도 0.07초의 습관과의 싸움에서 판가름 난다.

아놀드 베넷도 '진정한 비극은 정신을 바짝 차리고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은 자의 비극이다.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펼쳐 보지도 못하고 자신의 모습 그대로 우뚝 서 보지도 못한 자의 비극'이라고 말했다.

세상살이에서 비극을 경험하지 않으려면 0.1초와 0.07초의 습관과 싸워 이겨야 한다. 습관과의 싸움에서 이기는 사람이 프로와 전문가가 되고 성과와 업적을 내게 된다. 누구든지 습관과 싸워 이기려면 다카하시 마코도의 4고(考)법 즉, 마음으로 생각하는 심고(心考), 머리로 생각하는 사고(思考), 손으로 생각하는 수고(手考), 발로 생각하는 족고(足考)를 일상의 삶속에 실천해보길 권한다.

매 순간 0.1초의 습관과 싸워 이기는 것만큼 더 무서운 건 세상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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