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뜨락] 이성범 수필가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언어라는 매개체를 통하여 서로의 의사를 소통한다. 그 언어가 말이나 글 아니 어쩌면 여러 몸짓 일명 신체언어(Body language)를 사용하면서까지도 자신의 의사를 상대방에게 전달하기도 한다. 이처럼 언어는 우리가 살아나가는데 있어서 매우 소중한 도구이다. 그런데 자칫 우리는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기는 좋아하지만 상대방의 의사를 정중하게 경청하는 데는 조금 아쉬움이 있는 것 같다. 그래서 가끔 대화중에 예견치 못한 일들이 발생하곤 한다. 일례로 너무나 성급한 나머지 상대방의 말을 다 들어보지도 않고 자기중심적인 판단을 내리는 경우가 그것이다.

이러한 경우는 어른들 사이에서만 있는 일이 아니라 작게는 가정에서 부모님과 자녀들 사이에서도 마찬가지다. 부모님들 가운데 많은 분들이 가정에서 자녀와 대화를 하는 중에 자녀가 무엇을 말하고 싶어하는지 몰라 당황스러워했던 경험을 가지고 계실 것이다. 비단 가정에서만 아니라 어쩌면 학교에서도 그런 경우가 있을 수 있다. 그런데 무엇보다도 문제는 부모님들께서 우리자녀가 이야기를 할 때 인내심을 가지고 잘 들어주지 않는 다는 것이다. 흔히 부모님들은 자녀에게 보통 너 지금 무슨 말을 하려는 거야? 좀더 확실하게 말해봐 라고 말씀을 하시곤 하신다.

하지만 이런 말은 대개 역효과를 낸다. 성격이 활발하지 않은 자녀일수록 의사를 분명히 말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다른 사람과 접촉할 때 더욱 긴장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럴 때 분명하게 말을 하라며 압박을 가하면 더 위축 되어버릴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말에 흥미를 보이며 성실하게 들어주는 것이다. 일례로 자녀의 말을 들을 때 그래 정말 그랬구나. 하고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하거나 그래서 어떻게 되었지 하고 관심있게 물어봐 주거나 어, 이런 말을 하고 싶은 거로구나 라며 적절한 어휘로 자녀의 표현을 바로 잡아주어 주면 자녀는 부모님이 자신의 이야기를 받아들이고 있다고 생각하고 말하는 것에 큰 자신감을 가지게 된다.

또한 자녀가 반대의견을 말 할때도 우선 그 태도를 긍정한후에 옳고 그름을 바로잡아 주어야 한다. 모든 사람이 오른쪽 이라고 말할 때 왼쪽이 옳다고 생각하고 말하기는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자녀의 대답이 비록 틀렸을지라도 자녀가 대담하게 반대의견을 내놓은 태도에 대해서는 인정해주어야 한다.

이런일이 반복되면 아이의 자신감과 의사전달능력이 눈에 띄게 좋아질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언어표현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능력을 개발하는 모든 과정에서도 도움을 준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부모님들은 우리 자녀가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불안한 나머지 초조해 하신다. 그리하여 심지어는 자녀를 대신하여 말을 마무리하기도 하신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자녀의 의사전달의 어려움만을 가중시킬 뿐이다.

그렇다. 인간관계의 기본은 의사소통이다. 인간관계를 증진시키는 방법중 하나는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며 상대의 의사를 존중하고 공감하는 것이다.

다시금 생각해본다. 무엇보다도 우리 부모님들은 우리 자녀가 자신의 생각을 분명히 표현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고 조금 부족하더라도 격려해주어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이끌어 주어야 한다. 이렇게 될 때 우리 자녀는 자신감 있는 사람으로 성장 할것이며 삶의 질 또한 향상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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