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뜨락] 류시호 시인

오랜만에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서 바로크 음악 연주회를 보았다.

유럽의 음악은 14세기∼16세기에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인간성 해방을 위해 르네상스음악이 생겼고, 16세기 말부터 18세기 중엽까지는 바로크음악이 유행했다. '옛 음악'이라는 뜻의 독일어인 알테 무지크(Alte Musik)는 르네상스부터 바로크 시대의 음악을 뜻한다. '알테 무지크 서울' 연주단은 옛 음악을 사랑하는 모임으로 그 시대의 음악을 당시의 음악언어로 되살리고 지금의 시대에 어우러질 수 있는 연주법과 작품을 연구하여 발표하고 있다.

서양의 음악발달은 서기 600년경부터 교회에서 쓰인 <그레고리안 성가>가 시초이며, 이때의 음악은 지금 우리가 듣는 음악과 달리 흐름의 결이나 박자 없이 하나의 음만으로 불렸다고 한다. 유럽은 십자군 전쟁과 흑사병으로 14세기가 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슬픔에 빠지게 되었다. 종교 아래 핍박받던 사람들이 자신들의 권리에 눈을 뜨기 시작하면서 종교 개혁이 일어났고, 이런 변화를 르네상스 라고 했으며 부활과 재생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알테 무지크 서울' 연주모임은 서울문화재단, 강원문화재단, 예술의전당의 후원으로 뛰어난 연주력과 생동감 있고 유익한 해설 그리고 바로크 명화에서 고증된 바로크의상을 입고 그 시절의 진수를 보여주었다. 또한 바로크 시대 악기인 비올라 다 감바와 트라베르소, 하프시코드 등으로 연주하여 옛 음악의 아름다움과 순수함을 청중들에게 전해주었다.

첫 연주곡 헨델의 'Concerto for Harpsichord & Orchestra in Bb Major - Allegro Moderato'는 하프시코드라는 악기로 연주하는데, 이탈리아의 바르톨로메오 크리스토포리가 1709년 피아노를 발명하기 전 사용하던 악기로 하프소리가 나며 경쾌한 소리가 났다. 이곡을 작곡한 음악의 어머니, 헨델은 어렸을 때부터 음악적 재능이 뛰어나 교회의 음악가한테 음악공부를 배웠는데도 많은 오페라와 오라토리오를 작곡했다. 이 악기는 연주자 김재연의 남편이 도면을 보고 만들었다고 한다.

이어서 Marin Marais의 '스페인풍의 라 폴리아'를 이 연주단의 리더인 강효정이 비올라 다 감바라는 악기로 연주하는데, 이 악기는 첼로의 전신으로 바닥에 세우는 핀이 없고 무릎 사이에 놓고 연주하는데 힘이 많이 들어 보였다. 현재 첼로는 4줄인데 이 악기는 7현으로 되어 있으며 기타 같이 묵직한 음이 나왔다.

마지막으로 헨델의 'Lascia chio pinga 울게 하소서'는 소프라노 김호정이 불렀는데, 분주하게 살고 있는 시민들의 마음을 녹이며 격찬과 더불어 앵콜송도 받았다. 세종회관 대공연장에서 오케스트라가 연주할 때는 웅장하고 장엄하지만 체임버홀 같은 소극장에서 연주되는 실내악은 생동감 있고 감흥을 많이 주기에 많은 음악인들로부터 사랑을 받는다.

'알테 무지크 서울'의 바로크 음악여행 연주회 덕분에 중세 서양음악의 진수를 감상할 수 있었고, 그 당시 사용한 악기와 바로크 연주자의 옷차림 덕분에 음악사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알테 무지크 서울 연주단은 한국인의 자부심을 갖고 올해 모테트 합창단과 독일 순회연주를 준비하고 있다.

앞으로도 종교음악과 세속음악, 기악음악과 성악음악의 다양한 레퍼토리와 테마 등에 대한 연구를 한다니 우리 모두 큰 박수를 보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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