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뜨락] 김전원 충청북도교육삼락회장

최근 들어 방송에서는 날만 새면 사람답지 못한 행동으로 일어난 사건사고를 톱뉴스로 전하고 있다. 천인공노할 일들도 적지 않아 온 국민이 분개하여 이런 세태를 바꿔야 한다고 야단에서 법석을 떠는데도 가라앉기는커녕 시샘하듯 날로 인간성 상실은 더해만 가고 있다.

언제부턴가 인간존중 풍토가 생명경시 풍토로 시나브로 바뀌면서 천륜을 끊거나 인륜을 벗어난 패륜에서 장유와 이웃과 친구도 불경과 배반으로 어느 한쪽이 쓰러져야 끝이 나는 세상으로 흐르는데 이 흐름을 바로잡지도 못하지만 고치려는 노력도 잘 보이지 않는다. 정말 속수무책인가?

한 나라의 미래를 밝혀주는 우리의 교육현장을 두고 내일을 걱정하는 이들은 암담하다 못해 참담하다고까지 말한다. 우리 교육이 그 정도로 주저앉지는 않았을텐데, 이를 보다 못한 국회가 올해 1월 20일에 인성교육진흥법을 공포하여 오는 7월 20일부터 시행에 들어간다. 어떻게 바뀔지 자못 기대된다.

인성이 사람의 타고난 본성으로서의 성질과 됨됨이를 말하는 것이니 그것이 바람직하지 못하면 바르게 잡아줘야 한다는 인성교육의 기원은 어쩌면 인류역사의 시작과 그 궤를 같이했을지도 모른다.

대중의 시각에서 건전하지 못한 사람의 본성을 교육을 통해 인간다운 성품과 역량을 길러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려는 인성 교육이 같은 사람들끼리는 그 한계를 자각했음인지 이제 인성을 법의 힘을 빌려 다스려보겠다고 한다. 선진국이라고 자부하는 국민으로서 가히 치욕적이다.

석가와 소크라테스를 지나 맹자와 순자의 논쟁을 거쳐 예수의 바른 인성 함양을 위한 대속의 노력이 이젠 자리를 잡았음 직도한데, 우리는 인성교육진흥법이 필요한 나라가 되었다. 지구상에 이런 법을 제정한 나라가 우리 말고 또 있는지 알고 싶다.

사회지도층의 권위가 무너지니 지역의 어른도 없어지고, 부모에 대한 존경심이 줄어드니 밥상머리교육도 사라지고, 학부모가 교과교육만 강조하니 인성교육은 생각도 못하고, 지나친 경쟁의 이기적인 사회는 인정의 배려생활을 몰아내고, 모함과 투서와 음해가 회합과 용서와 양보를 밀어낸다.

이웃의 존경하는 아저씨가 흉악범이 되고, 믿고 찾는 단골에게도 바가지와 유해물품 제공을 불사하며, 폭력을 당하는 약자를 보고만 있는 구경꾼은 넘쳐나고, 유기되는 반려동물 만큼이나 방치되는 노부모는 끝이 없으며, 교사가 학생들의 놀이대상이 되고 있으니 인성교육진흥법이 나올 만도 했으리라.

약자를 배려하라니까 시늉내며 금품이나 갈취하고, 노약자석은 폰 담하는 학생들의 지정석이 되고, 노점상이 기부한 성금은 배부른 이들의 용돈이 되고, 질서를 잘 지키는 이를 바보로 치부하는 부모밑에서 천진무구한 아이들의 백지에는 어떤 그림이 그려질까.

동방예의지국은 언제적이었고, 삼년상에 시묘는 또 언제적 얘기였던가! 할아버지 말씀을 따르고, 형제간 우애와 이웃의 울력과 두레에 웃음이 넘쳐나고, 스승의 그림자는 밟지도 않는 것이 우리의 기본 인성이었는데.

법이 생기면 따르려는 사람들보다 뛰어넘으려는 이들이 더 많아지고 있다. 인성교육, 법으로 강제하여 실천효과를 기대함도 좋지만 어른들부터 스스로 실천하여 자라나는 아이들의 본보기로 자리잡아 계승발전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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