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라가는 충주호를 가다물 가득 차야할 때에 저수율 41%... 농작물 직격탄유람선 운행 두번째 중단 위기... 마른땅에 잡초만

최악의 가뭄이 계속되면서 충주호 저수량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사진은 제천시 수산면 원대교에서 바라본 충주호 모습. / 신동빈

사상 최대의 가을 가뭄이 충주호마저 집어삼키고 있다. 연일 최저 수위를 기록하면서 지역 유람선 중단, 내수면 어획량 감소, 낚시터 운영 어려움 등 가뭄으로 인한 피해가 속출하는 상황. 가뭄이 계속될 경우 내년 농사는 물론 2천만 수도권 시민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물부족으로 신음하고 있는 충주호를 찾았다. / 편집자

 

 

 "봄에도 바닥을 드러내더니 가을에 다시 바닥이 드러났네요. 이런적은 전혀 없었는데..."

 ◆밑바닥 드러낸 한강 상류 충주호 = 충주호 인근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장은영(47·여)씨는 한 해 동안 충주호 바닥이 두 차례나 보이는 일은 처음이라고 말한다.

 장 씨는 "가을이면 충주호에 물이 가득 차 있어야 하는데 지금 물이 5분의 1에서 6분의 1 정도로 줄어 있다"며 "매년 한차례씩 가뭄에 시달리지만, 올해 만큼 대책없는 가뭄은 정말 처음"이라고 말했다.

 1일 한국농어촌공사 충북본부에 따르면 충주댐은 수위 125.6m에 저수율 41.3%를 기록 중이다.

 이는 올 봄부터 이어진 강수부족으로 경기·강원·충청·전북지역의 주요 저수지나 댐의 저수량이 평년 대비 절반가량에 그치고 있는 상황이다.

 공사는 전국 강수량이 약 768.3㎜로 평년(1천229㎜)의 62%수준(지난 26일 기준)에 그쳐 내년에도 가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북부권 농심도 말랐다 = 단양군 적성면의 한 콩밭. 콩 수확을 포기한 농민 김응호(61)씨는 시들한 콩밭을 보며 연신 담배연기만 내뿜고 있었다.

 작물들이 메말라 평년보다 수확량이 반토막에 그쳤기 때문.

 "가물어서 콩이 전혀 여물지 않았어, 답답하고 화가 나서 절반정도만 수확하고 시들어버린 콩줄기는 그냥 잘라버렸지..."

 문제는 이것이 아니다. 당장 내년 농사마저 지을 수 없을 것 같다고 김 씨는 말한다.

 김 씨는 "가을 물이 이정도인데 내년 봄에는 저수지가 바닥을 드러내지 않겠냐"며 "내년에 논은 물론이고 밭에 물주기도 힘들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또다른 농민 박진규(65)씨도 기나긴 가뭄때문에 벼가 제대로 자라지 않아 농사를 포기했다고 설명했다.

 박 씨는 "보령이나 충남권만 물이 마른다고 뉴스에 나오는데 단양이나 제천, 충주도 심각한 건 마찬가지"라며 "충주호가 말라가고 있다는 것은 지역민뿐만 아니라 수도권 사람들에게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람선 업계도 '위태위태' = 유람선 업계도 두 번째 위기를 맞았다. 낮아진 수위로 인해 유람선 운행이 중단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

 실제로 '충주호 관광선'은 지난 5월 25일 단양군 단성면 장회나루에서 출발하는 충주호 상류지역의 여객선 운항을 중단했고, '충주호 유람선'도 같은날 23일부터 상류지역 유람선 운항을 멈췄다. 당시 충주댐 수위는 116.45m였다.

 실제로 31일 취재진이 유람선을 타고 충주호 곳곳을 확인한 결과 단양8경의 기암괴석은 물속에 숨겨놨던 모습을 드러냈고 마른 땅엔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있고 녹조현상도 심하게 나타나고 있었다.

 충주호 유람선 관계자는 "겨우겨우 유람선 운행을 하고 있지만, 너무 말라버린 충주호를 보고 관광객들이 놀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올 봄에 이미 유람선 운행이 중단된 적이 있었는데, 이같은 일이 또다시 되풀이될까 걱정되기만 한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이어 "상류지역에 적당한 양의 비가 내려 수위가 어느 정도 회복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류제원 bluezzo@jb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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