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이동수 정치부

14년 만의 최악 가뭄으로 전국이 '갈증'을 호소하고 있다. 올해 강수량은 지난달 기준 약 746㎜으로, 연간 강수량 1천298㎜의 58%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두 달 남짓이 갈수기임을 감안한다면 역대 최소 강우량을 기록한 2001년(787㎜)보다 더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500㎜ 넘는 비가 와야 해갈될 것으로 기상청은 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충남은 매우 심각하다. 충남 8개 시·군에 생활용수를 공급하는 보령댐의 저수율은 19.8%밖에 안되고 있다. 이에 보령댐은 대응 단계 중 최고수준인 '심각'으로 분류되고 있다. 이렇다 보니 올 봄부터 시작된 가뭄으로 벼 전체가 말라 죽어가고 있어 농심은 새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이젠 생활용수까지 걱정해야 하는 실정이다.

충북도 예외는 아니다. 대전과 청주, 세종 등 수백만 지역주민의 생활및 공업 용수원인 대청댐마저 저수율 36.5%로 '경계' 상태다. 일부는 바닥이 보이기도 한다. 이대로 가면 보령댐의 상황이 재현될 수 있다.

내년 1~2월에도 강수량이 적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별한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최악의 겨울과 봄을 맞게 될 것이다. 더 나빠지면 제한급수가 충남을 넘어 충청권 전역으로 확대될 수 있다. 노후 수도관 교체, 폐수 재활용, 지하수 보전 등 다각적인 물 관리대책을 세워야 할 때다. 이와 관련해 충북도는 가뭄에 대한 심각성은 인지하고 있으나 "대청호는 큰 문제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이 있다. 일을 그르친 뒤에는 뉘우쳐도 소용없는 노릇이다. 지난 여름 청주시 단수사태때 많은 시민들이 곤혹을 치른것을 감안하면 가뭄을 쉽게 생각할 일이 아니다. 가뭄의 데드라인이 내년 1월이라면 지금의 11월을 골든타임으로 설정하고 대처에 나설 때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