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6차산업화 시스템 구축 어떻게 할까] ② 충주 당뇨바이오와 '시골내음'

양잠을 전공한 시골내음 연화순 대표와 장해영 씨 부부.

[중부매일 김정미 기자] 충주시는 6차산업화 시스템 구축을 위한 특화품목으로 당뇨바이오를 선택했다. 당뇨 효능작물과 치유온천, 치유체험 및 관광 기반을 바탕으로 세계 최고의 당뇨 특화지구를 실현하겠다는 계획이다. 온천 및 당뇨 효능작물이 1차 자원이라면 생산·가공을 통해 2차 R&D 제품화를 시도하고 체험과 교육 및 직거래를 통해 3차 산업을 아우르는 6차산업 융복합화를 꾀하겠다는 구상이다. 당뇨 효능 작물(식품)을 비롯한 충주시의 농축특산품을 공동 브랜드화해 당뇨바이오산업을 6차산업화하자는 취지다.



# 당뇨바이오 특화도시 '충주'

뽕나무, 방울토마토, 사과, 복숭아 등 6차산업화 관련 재배 농가는 매년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충주시는 수안보면을 중심으로 당뇨관련 작물 재배지구를 조성, 관련 인프라(관련 작물 영농조합법인, 제조가공공장, 수안보 온천 등)와의 1·2·3차 산업 연계를 통해 6차산업화지구로 확대하려는 구상을 가지고 있다.

실제 수안보 권역 내에는 17개의 식품제조가공업소가 있으며, 가공식품의 품질안전에 대한 기본적 의식이 자리 잡고 있다.

무엇보다 옥수수와 오미자, 토마토 등 기능성 성분을 활용한 당뇨관련 특화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지역의 6차산업화 특화품목으로 당뇨바이오를 선택한 것은 충분한 이유가 있어 보인다.

장해영 씨 부부는 누에체험농장을 마련하고 체험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유통과 체험·관광 연계도 용이한 환경이다. 지역 내 작목반을 통한 농협 계통출하가 중심이 되고 있고, 수안보 온천을 활용하면 온천체험과 지역 관광농원 체험, 체험휴양마을을 통한 수확 체험 및 가공체험이 가능하다.

당뇨 치료에 좋은 꿩과 옥수수, 토마토, 오미자 등을 활용한 지역특화형 당뇨레시피 개발도 수월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생산·제조·가공 시스템의 노후화는 원가 상승의 원인으로 지적된다. 원물 중심 유통, 개별적 판매에 의한 인지도 확보의 어려움, 가공 주체 기반이 다른 지역에 비해 약하다는 점은 앞으로 개선해야 할 점으로 꼽힌다.

때문에 충주시가 당뇨바이오를 6차사업화 특화품목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2차 산업의 인프라 개선 및 확보를 위한 인력양성, 제도적 지원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당뇨바이오라는 고부가가치 사업 추진을 위해 과학기술 기반 원천기술을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충주시가 당뇨바이오 특화도시라는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친환경농식품 생산 및 유통시스템을 강화하고, 지역의 온라인 공동판매 플랫폼을 개발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2차 가공에 비해 3차 체험 및 관광 분야의 전망은 밝다. 체험, 식·음료, 숙박, 축제 및 이벤트, 관광상품 개발 가능성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우선 체험 분야에서는 수안보 온천을 활용한 체험과 관광농원 및 마을을 중심으로 수확 및 가공체험이 진행되고 있다.

수안보의 다양한 숙박시설과 인근 농촌체험휴양마을은 숙박과 체험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경쟁력이 있고, 매년 7월경 수안보 대학찰옥수수축제를 개최하고, 10월 수안보 온천제를 개최하고 있다는 점에서 당뇨 관련 식품을 연계한 관광 상품 개발도 용이하다.

이에 따라 충주시는 당뇨 관련 체험상품 개발을 위한 시장 조사, 연계 사업 발굴을 통해 6차산업화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데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농협의 역할 변화도 요구되고 있다. 충주 시내 농협들은 6차산업화의 주품목인 옥수수를 잡곡 개념으로 취급하고 있다.

잡곡 자체가 가공 특성이 좋아 다양한 6차산업화 가능성이 있지만 당뇨, 바이오 등 지역테마 및 지역협력 체계에 충분히 참여하지 못하고 있는 점은 아쉬움으로 꼽힌다.

따라서 당뇨바이오를 충주시의 특화품목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농협 간, 농협과 지역 간 협력적 관계를 우선 형성할 필요성이 있다.

잡곡 주도주체로서 농협이 원물수매 기능과 잡곡 가공 상품화 및 판로 개척에도 기여해야 한다는 의미다. 또한 당뇨 바이오 클러스터화에 대한 농협의 목표 설정, 가공과 판로 개척을 위한 항 당뇨 브랜드화가 요구된다.

어린이 누에체험 교육, 진공 냉동건조 누에

전국 최초로 당뇨병 환자들을 위한 특화도시를 조성하고 있는 충주시는 농협 등 유통망을 통해 항당뇨 원료의 안정적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예를 들어, 지역의 뽕재배 농가를 독려해 계약재배를 실시하고, 가공업체와 지역농민이 믿을 수 있는 계약을 체결, 농협을 통해 생산 이력제를 실시하면 뽕을 항당뇨 및 지역특화 작물로 육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구상이다.

당뇨바이오 특화도시를 추진하고 있는 충주시는 당뇨특화산업을 통해 일자리 1만개 창출, 유입인구 10만명, 경제효과 4조원을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장사는 사람을 남기는 사업

농식품 제조·가공과 누에체험농장을 운영하는 충주의 시골내음은 충주시의 당뇨바이오 특화도시 조성사업에 관심이 많다.

'장사는 돈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남기는 것'이라는 드라마 '상도'의 한 대사처럼 정직하게 정성을 다해 다양한 가공품을 생산하면서 자연스럽게 당뇨 바이오에도 관심을 갖게 됐다.

충주시 엄정면에 위치한 시골내음은 1차 농산물 생산과 2차 가공, 3차 체험을 결합시킨 대표적인 6차산업화 인증사업장이다. 연화순(44) 대표가 시골내음의 다양한 사업 시도와 성공을 이끌고 있다.

시골내음을 아는 사람들은 과일생즙 제조업체라는 이미지를 떠올리지만 정작 연화순 대표가 깊이 관심 갖는 부분은 양잠이다. 연 대표와 그의 아내 장해영(37) 씨 모두 양잠을 전공했다. 귀농 이후 9년간 양잠 체험을 진행했기 때문에 가장 자신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남들은 아이 교육을 위해 대도시로 떠날 때, 연 대표는 아이 교육을 위해 시골을 선택했다. 연구원으로 일했던 시절, 건강에 적신호가 들어왔다. 연구소를 다니며 박사과정까지 밟았지만 결국 2008년 5월 고향에 정착했다.

아내에게도 양잠으로 먹고 살게 해주겠다고 했다. 땅을 미리 구입해 뽕나무를 식재하고 독학으로 쇼핑몰도 만들었다. 양잠 사업은 올해로 10년차에 접어들었다.

제철 과일인 복숭아를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던 중 복숭아즙이 탄생했다. 생즙 연구를 위해 버린 복숭아만 몇 백 킬로그램에 달한다.

제품화에 성공한 것은 2010년부터. 씨까지 푹 삶아 고온에서 유압기로 누르는 중탕 방식을 과감하게 버리고 생복숭아에서 그대로 즙을 추출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손으로 일일이 세척해 씨를 발라내고 과육만 쓰기 때문에 손도 많이 가고, 중탕에 비해 수율도 3분의 1밖에 되지 않았다.

가격은 중당보다 2배가량 비쌌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분위기는 역전됐다. 복숭아씨에 독소가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고, 생과의 신선함과 맛에 감동한 소비자들의 재구매가 증가하면서 시골내음표 복숭아즙은 날개 돋친 듯 팔렸다. 이 기술을 활용해 사과즙도 나왔다.

시골내음에선 복숭아 즙과 고구마말랭이, 진공포장한 옥수수 등을 판매하고 있다.

시골내음의 성장을 누구보다 반기는 사람들은 인근 농가들이다. 소규모로 과원을 운영하는 소농들이 안정적인 판매처를 확보했기 때문이다.

잘 가꾼 복숭아는 정성 가득한 가공 과정을 거쳐 소비자들을 만난다. 맛과 영양, 변비 치료라는 기능성까지 더해지면서 시골내음의 복숭아즙과 가공품들은 충주시내 로컬푸드 직매장과 연화순 대표가 직접 만든 온라인 쇼핑몰, 고속도로 휴게소 직판장 등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현재 시골내음에서는 복숭아즙과 사과즙 이외에도 고구마말랭이, 진공 포장한 옥수수 등을 판매하고 있다.

체험교육장을 마련하면서 3차 산업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도시 아이들을 대상으로 오랜 기간 펼쳐온 누에 기르기 체험을 비롯해 곤충 체험을 새롭게 도입했다.

"양잠은 4천300년 전부터 인류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였고 누에는 유익한 곤충이었습니다. 요즘은 식용곤충 연구도 활발합니다. 한 마디로 곤충은 우리의 동반자죠. 직접 만져보고 느껴보면서 곤충을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를 마련해주고 싶어요."

곤충 연구자다운 설명이었다. 연화순 대표는 초등학교 때부터 곤충 체험을 하면 곤충에 대한 편견도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누에가 혈당 강화용으로 주목받고 있다는 점은 충주의 당뇨바이오 특화품목 육성과 궤를 같이 한다는 점에서 연화순 대표의 열정을 자극하고 있다.

지난 2008년에는 충주시 제과제빵협회에 누에가루를 넣은 누에 빵을 제안하기도 했다. 설탕을 거의 쓰지 않고 감초로 단맛을 낸 누에 빵은 당뇨병 환자들을 위해 제안했지만 주변 환경이 의욕을 뒤따르지는 못했다.

최근 연화순 대표는 누에가루를 빵이 아닌 쿠키에 접목해보는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시작한 누에체험농장에서는 유아부터 청소년, 성인을 대상으로 양잠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어린이들이 직접 누에를 두 달 정도 키워보는 '누에 키우기 상자'는 제법 인기가 높다.

앞으로 시골내음이 활동영역을 넓힌다면 당뇨와 관련 있는 요리 체험, 곤충체험 등이 될 것이다. 연화순 대표는 농장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지역과 함께 성장하고, 사람을 남기는 사업을 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 김정미

■ 6차산업화 관련 작물 재배 농가

품목명 재배면적 (ha) 재배 농가수(호) 생산량 (천톤) 생산액 (억원) 지역내 제품
가공용사용량
지역내
판매량(천톤)
지역외
유통물량(천톤)
뽕나무 20 55 2.12 32 0.5 1.5 0.12
방울토마토 53 103 3.7 112 0.2 1.5 2.0
사과 1,918 1,728 28 750 5 1 4
복숭아 990 1,581 10 420 1 0.2 0.8

※이 기획은 중부매일과 충북6차산업활성화지원센터가 공동으로 마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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