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뜨락] 김경구 아동문학가

김경구 아동문학가

12월이면 곳곳에 크리스마스트리가 등장합니다. 그런데 요즘은 캐럴도 예전만큼 들을 수 없고 크리스마스트리 또한 잘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요즘 더 추운 듯 느껴지기도 하고요. 저 역시 아이가 어릴 때는 집안에 크리스마스트리를 만들고 종도 달고 산타인형도 달고 반짝반짝 전구도 달았었지요. 하지만 올해는 크리스마스 리스 하나만 달랑 걸어놓았습니다. 그런데 요즘 색다른 크리스마스트리 소식을 접하고 눈이 동그래졌습니다.

우선 청주 수암골의 연탄재 트리입니다. 한 장 한 장 웃는 얼굴이 그려진 연탄을 줄맞춰 쌓아 놓은 연탄재 트리는 보기만 해도 따듯함이 전해져옵니다. 이미 볼거리로 이름이 널리 알려진 연탄재 트리는 저 역시 동시로 쓰기도 했습니다.

예전 눈 오는 날 미끄러지지 말라고 골목길에 던져 으깼던 연탄재. 누구의 생각인지 모르지만 버려지는 연탄재를 활용한 트리라…. 정말 근사한 생각입니다. 올해는 또 얼마나 높은 연탄재 트리를 만들어 놓았는지 기대가 되고 설렙니다.

또 색다른 크리스마스트리는 바로 책 트리입니다. 집에서는 한 쪽에 책 몇 권을 쌓아 올려 맨 위에 작은 소품을 올려 만들기도 하고요. 도서관 등에서는 촘촘하게 책을 쌓아 아주 높게 만들었다고 합니다.

주민들이 기부한 책으로도 만들었다는 책 트리. 책꽂이에 가지런히 꽂혀있던 책들이 납작하게 누워 쌓아 올린 게 정말 신기했습니다. 그 아래 동그랗게 모여 앉아 책을 보는 어린이들의 모습은 정말 행복해 보였고요. 누구나 그 아래에 앉으면 책을 사랑하게 될 것만 같았습니다. 그리고 안 보면 못 배길 것 같았고요. 또 서울광장에는 '친환경 크리스마스트리'가 눈길을 끈다고 합니다. 트리 옆에 놓인 태양광 발전기가 낮 동안 햇빛으로 생산한 전기를 모아 두었다가 밤이 되면 전구에 불을 밝힌다고 합니다. 정말 좋은 생각입니다.

아, 그리고 크리스마스트리 하면 구상나무가 제일 먼저 떠오릅니다. 왜냐하면 구상나무는 크리스마스트리로 꾸미기 가장 좋은 나무이기 때문입니다. 구상나무는 적당한 크기에 한겨울에도 푸른빛이 나고 무엇보다 이 구상나무는 우리나라에만 자생하는 토종 식물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좋은 나무가 우리나라에 있다니 정말 자랑스럽고 뿌듯합니다. 아쉬운 것은 정작 우리나라에서는 구상나무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낮은 편이라고 하네요. 정말 더 관심을 가져야겠단 생각이 듭니다.

방금 카카오스토리에 잘 아는 분이 크리스마스트리를 만들었다며 사진을 올렸습니다. 거실에 만들어 놓은 작은 트리. 별과 솔방울 등을 달고 솜을 눈처럼 얹어 장식한 예쁜 트리입니다. 트리를 한참 만들지 않다가 올해 모처럼 만들었다고 합니다.

아이들과 카드도 만들고 양말과 장갑으로 인형도 함께 만들어 완성했다는 트리. 그 트리 하나로 집안 분위가가 좋아졌다고 합니다. 트리 앞에서 아이들이랑 찍은 사진도 함께 올렸는데 참 행복해 보였습니다.

요즘 아이들은 학원가기 바쁘다고 하지요. 올해의 마지막인 12월. 가족끼리 시간을 내 트리도 만들고 크리스마스카드를 주고받는 건 어떨까 하는 생각이 스칩니다. 아이들이 자라 어른이 되었을 때 학원 다녔던 생각보다 가족들과 함께 한 시간들이 가슴에 남아 있길. 크리스마스트리의 추억이 오래오래 따듯하게 남아있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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