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화상태 카페촌에 동시다발적 신축공사...마을의 가치마저 퇴색

4일 청주시 상당구 수동 수암골 일원에는 상가건물의 신축이 한창이다.

[중부매일 이완종 기자] 청주의 대표 관광지인 '수암골'이 난개발로 몸살을 앓고 있다.

포화상태인 카페촌에 추가 공사가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면서 마을의 가치마저 퇴색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4일 청주시 상당구 수동 수암골에서는 다섯 동의 상가건물이 흙먼지를 날리며 신축공사가 한창이었다. 분양사무소까지 설치되는 등 상가 분양도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었다.

청주시가 '한류명품 드라마 테마파크'까지 조성하겠다며 수암골 특성화 및 활성화를 꾀하고 있지만 난개발로 악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광진 수암골생활문화공동체 마실 사무국장은 수암골의 마을 가치가 퇴색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청주시의 안덕벌 도시재생사업을 비롯해 수암골과 수동의 인쇄문화 거리, 김수현 드라마아트홀을 잇는 문화벨트도 무의미할 수 있다"며 "비판을 넘어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벽화골목과 드라마 촬영지로 이름을 알린 수암골은 카페와 음식점이 하나 둘 들어서면서 현재는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

여기에 한옥마을 조성 계획이 무산되면서 신축건물이 눈에 띄게 증가하는 등 원주민과 이주민의 양극화 현상도 심화하고 있다.

이광진 사무국장은 "사유지 난개발로 벽화 골목, 드라마 촬영지로서의 특성이 무색해지고 있다"며 "수암골의 문화적 가치를 살리고 특성화하려면 사유지 매입 등 자치단체 차원의 구체적인 대안 마련이 절실하다"고 역설했다.

이에 대해 청주시 관계자는 "수암골은 도시재생 사업과 사유재산이 복잡하게 맞물려 있어 자치단체가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오히려 카페촌이 생겨 지역경제에는 도움이 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수암골은 한국 전쟁 이후 피난민이 모여 살던 달동네다. 지난 2008년 충북민족미술인협회에서 주민들을 위해 벽화를 그려 벽화마을을 형성해 관광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이후 2009년 드라마 '카인과 아벨'을 시작으로 '제빵왕 김탁구', '영광의 제인' 등 드라마 촬영지 유명세를 타기 시작하며 드라마촬영지원, 연예인 동상 설치, 벽화 개보수 등 명목으로 20억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돼며 관광명소로서 가치를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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