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교육청 폭력 근절 효과 없어

기사와 직접 관련 없습니다. / 클립아트 코리아

[중부매일 김금란 기자] 충북도내 학교 운동부원들에 대한 폭력이 끊이지 않고 있다.

도교육청은 지난해 말 학교운동부의 병폐 근절을 위한 특정감사를 벌였지만 전혀 나아지지 않은 모습이다.

최근 진천의 모 고등학교 양궁부 코치가 소속 선수들을 상습적으로 폭행한 정황이 드러났다.

이런 사실은 이 학교 양궁부 학생 5명이 이달 초 숙소를 무단이탈했다가 복귀한 경위를 파악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학교 측은 학교폭력자치위원회를 열어 폭행 사실을 확인하고 해당 코치를 파견한 충청북도체육회에 징계를 요구했다.

해당 코치는 훈육 차원의 체벌이라고 주장했지만, 기분 나쁘게 쳐다봤다는 이유로 얼굴을 때리고, 멱살을 잡는 등 선수들을 상습적으로 폭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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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의 선수 폭행으로 진통을 겪고 있는 청주고 야구부에서도 또 코치가 선수를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청주고 야구부 코치인 A씨는 지난 14일 전남 함평야구장에서 열린 타 고교와의 원정경기에서 '경기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짐을 챙겼다'는 이유로 선수 한명을 수차례 폭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가 불거지자 A코치는 폭행 사실을 인정하고, 15일 학교에 사표를 제출했다. 학교 측은 즉각 사표를 수리하고, 피해 학생에 대해서는 보호 조치에 들어갔다.

이 학교 야구부 전 감독은 지난해 9월 학생 5명을 폭행해 해임 처분과 함께 자격 정지 2년의 징계를 받았지만 이 과정에서 학부모 간 갈등이 생겼고, 급기야 도교육청이 특별감사까지 벌였다.

충북의 학교운동부 폭력 사례는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2013년 도내 한 중학교 검도부 코치가 술을 마셨다는 이유로 제자를 학교 체육관에서 죽도와 목검으로 때려 외상성 쇼크로 숨지게 했다.

학생의 어머니로부터 비행과 관련해 훈계해달라는 부탁을 받긴 했지만, 상식을 벗어난 과도한 체벌이라고 판단한 법원은 징역 4년을 선고했다.

2015년에는 청주의 한 고등학교 검도부 D군이 선배 3명에게 상습적으로 폭행을 당해오다 자살을 시도하는 일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도교육청은 학교운동부 폭력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지난해 말 도내 12개 초·중·고교 운동부에 대한 특정감사를 벌이는 등 학교운동부 폭력 근절에 의욕을 내비쳤지만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과거보다 개선됐지만 많은 부분에 있어 학교운동부 운영을 둘러싼 잘못된 관행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지도자의 위치에는 있는 운동부 감독이나 코치는 대부분 맞으면서 운동을 한 세대이다. 현역시절 선배들이나 지도자의 구타를 당연하게 생각해 온 지도자들은 제자들에게 똑같은 악습을 반복하면서 폭력이라는 문제의식조차 느끼지 못하는 게 제일 큰 문제라는 것이다. 이러한 악순환을 끊어버리기 위해서는 지도자들의 잘못된 의식구조를 바꿀 수 있는 교육당국의 적극적인 대책마련이 필요하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이번 주 초 운동부 폭력사태와 관련 긴급회의를 통해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며 "관계자 회의가 있을 때마다 성폭력, 체벌 등에 대한 특별교육을 하고 있고, 오는 3월에 순회코치 재임용이 완료되면 재교육을 철저히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충북도내 초·중·고에서 운동부를 운영하는 학교는 623곳이며, 순회코치는 249명이다. 초·중·고 체육교사를 포함하면 운동부 지도자는 1천여 명이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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